여하연 지음. '하루는 열심히, 인생은 되는대로'를 읽고
올해만큼 연말연시의 분위기를 체감하지 못한 해가 있었을까.
송년회에야 얼굴 볼 수 있던 모임이며 가족들과 식사자리 조차 어려워진 상황에 코로나19로 시작된 한해가 끝내 코로나19로 끝나구나 싶어 안타깝다.
새해마저 코로나19의 확진자 수 증가에 마음을 졸이며 시작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종 코로나19관련 책들도 쏟아지고, 집콕하는 일상이 장기화 되면서 독서 인구가 늘었다고 한다.
언택트 시대, 우리의 일상을 모조리 바꾸어놓은 2020년을 보내며, 난생처음 마스크쓰고 진행하는 연기대상도 시청했다.
이맘때 쯤이면 늘 해오던 새해 다짐을 세우기가 올해는 참으로 망설여진다.
코로나와 이러한 한 해를 보내게 될줄은 2019년에는 상상도 못했었던 2020년을 보내고 나니, 당장 다음 주에 카페에서 커피한잔 마실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1년짜리 2021년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막막함을 넘어 다소 어리석게마저 느껴질 지경이다. 이런 염세주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하루는 열심히, 인생은 되는대로"라는 책은 새해에 어떻게 살아야할 지에 대한 다양한 메시지를 던져 준다.
순간에는 치열하되, 결과에는 집착하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사는 삶.
'하루하루는 충실하되, 인생은 흘러가는 대로!' 건너 들은 누군가의 좌우명이 떠올랐다. 이거 꽤 괜찮은 인생관이지 않은가. '하루하루는 열심히, 인생은 태연하고 담담하게'
--- p.31, 「하루는 열심히 인생은 담담하게」 중에서
인생이란 건 어쩌면 거창한 게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루의 기분을 좋아지게 하기 위해 작은 변화를 주는 것, 그러다 보면 내 삶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 p.83, 「나이드는 게 뭐 어때서」중에서
진정한 힐링은 드라마틱한 자연의 풍광으로 누리는 게 아니라, 커다란 나무 한 그루에 기대어, 잠시나마 찾은 내 마음의 평화 같은 것이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 마음만 있으면 어쩌면 힐링하러 멀리 갈 필요도 없지 않을까.
---p242,「잔잔하고 싱거운 하지만 지나치게 매력적인」 중에서
새해에는 어떤 다짐으로 인생을 살아가야할지 막막 하다면, 일단 저자의 말처럼 '하루는 열심히, 인생은 되는대로'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마음 속에 든든한 뿌리를 내리고 사는 것 같은 저자의 좌우명과 글이 삶의 힌트가 되기도 할 테니까.
당연하게 가족들과 식당에서 밥을 먹고, 친구들과 맥주한잔 하던 그저 일상이던 많은 일들이 불가능할 정도로 2020년이 코로나19로 이렇게 인생을 변화시킬 줄 알겠는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인생의 목표를 흔들렸겠는가.
코로나19가 준 메시지 중 하나는 어쩌면 인력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우울과 절망을 주는 지 일 것이다.
신년 다짐으로 너무 거창한 인생을 논하기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외부적인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목표를 세워보는건 어떨까.
역시 인생에서 내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쉬운 것은 나의 하루일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