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식은 실제로 존재한다.
보통 9시 전까지 출근을 한다.
직원은 10명 남짓이며, 서로 간의 대화도 거의 없다.
사무실에 잔잔히 흐르는 음악이 없다면, 독서실과 다름없다.
대표는 필요에 따라 사람을 불러 회의를 열지만, 이 또한 길지 않다.
가끔 보이는 모니터 화면을 들여봐도 업무 외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점심이나 화장실을 제외하면, 그저 각자가 자리에서 맡은 일을 지속할 뿐이다.
퇴근은 6시부터 한다고 하지만, 서로를 신경 쓰지 않으며 대수롭지 않게 업무를 이어간다.
이 회사는 올해로 10년째 운영되고 있다.
이곳을 조용히 관찰하다 보니,
때때로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느꼈던 과거 직장 생활이 떠올라 조금 부끄러웠다.
풍족한 급여와 효율적인 시스템과 계획적인 업무
부족한 급여와 허허벌판 황무지와 창조하는 업무
전에 경험한 회사와는 너무나도 다른 회사의 모습을 보며,
대화 하나 없는 삭막한 이 동네가 왜인지 모르게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그 흔한 ‘커피 타임’도 없는 이 동네가 왜 정 넘치게 보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