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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키타카존 Sep 18. 2023

'명분'이 중요한가요?

정정당당 직장인

명분: 1. 각각의 이름이나 신분에 따라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군신, 부자, 부부 등 구별된 사이에 서로가 지켜야 할 도덕상의 일을 이른다. (예) 명분을 지키다)

2. 일을 꾀할 때 내세우는 구실이나 이유 따위 (예) 명분 없는 싸움)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정치에 큰 관심이 없고 어느 한 정당을 열렬히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요즘 기사에 야당 대표의 단식을 두고 이야기가 많다. 또 단식을 그만 둘 '명분'이 없다고도 이야기한다. 그 '명분'이라는 게 과연 무엇일까? 또 그 '명분'이 그렇게도 중요한 것인가? 정치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명분'싸움이다 보니 단식을 그만 둘 '명분'은 최초 시작할 때 추구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면 ‘죽음'을 위협하는 위태로운 건강상태 일 것이다. '명분'이 '목숨'보다 중요한 셈이다.


 사실 난 '실리'를 따지는 쪽에 가깝다. 어느 한쪽에 이익이 있다면 그것이 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된다면 '실리'를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생활 또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새 '명분'을 찾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있어 놀랄 때가 많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이고 또 어느덧 정치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일 것이다.


 주식회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익추구이고 그 이익추구는 '주주가치' 극대화에 기반을 둔다. 그러나, 내가 몸담고 있는 '은행' 업의 특성상 주식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공익실현의 존재이유가 더해져서 단순이 돈이 되는 모든 일을 할 수많은 없다. 내규에 카지노등 사행산업에 대출을 해줄 경우 더 엄격한 잣대와 더 높은 의사결정 체계를 요구한다. 어쩌면 이런 것이 회사에서 '명분'을 찾는 이유일 수도 있다.




 삶도 끊임없는 '실리'와 '명분'의 줄다리기 인지도 모르겠다. 때론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지만 사회적 동물이기에 남을 도와야 하는 '명분'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피노키오'를 보면 피노키오는 자신을 위하여 거짓말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다닌다. '피노키오'에게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양심'이 없다. 피노키오에게 없는 그 '양심'을 보완하기 위하여 '베짱이'는 피노키오 주변을 따라다닌다. 어쩌면 '실리'는 피노키오의 본성이고, '명분'은 '양심'인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난 '명분'이 뭐 중요할까? '명분'은 정치적이고 남에게 무언가를 잘 보여야 할 때 필요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글을 쓰다 보니 '명분'이 꼭 나쁘게 비판받아야만 할 대상은 아닌 것 같다.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이유가 '명분'이다 보니,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명분'도 때론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중용'이 필요하다. 너무 '실리'에 치우쳐도 너무 '명분'에 치우쳐도 안된다. 그러나, '실리'를 포장하기 위한 '명분'은 지양했으면 한다. '돈을 벌어야 해.', ' 무조건 부자가 되어야 해.'라는 기본 전제하에서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명분'으로 남을 위하는 척,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척하는 자세는 아니기를 바란다. 돈도 중요하고 남을 돕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난 '백정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라'는 속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게 돈을 벌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희생을 해야 한다. 내가 잘 살기 위하여 남에게 몹쓸 짓을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조금 덜 부자가 되더라도 좋다. 나의 노력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더 가치가 있다.



오늘도 난 은행에서 일한다. 은행도 돈을 벌어야 한다. 나 같은 직원에게 월급도 줘야 하고, 주주를 위하여 배당도 해야 한다. 공익을 위한 일도 해야 한다. 그냥 돈만 악착같이 벌어서 이 모든 것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만 '명분'도 찾으면서,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도 해보고, 어떻게 하면 공익을 생각하며 돈을 벌 수 있을까도 고민해본다.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 고등학교 성적표처럼 영업점 별, 개인별 등수가 매겨진다. 그 성적을 보며 경쟁한다. 요즘에는 순화되어서 일정 목표 수준만 도달하면 다 '목표달성상'을 주어서 순위경쟁이 좀 없어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돈을 벌기 위하여 노력한다. 그러나, 돈만 벌 수는 없기에 정정당당하게 일을 한다.


정정당당한 직장인으로 오늘도 하루를 잘 살았다. 치열하게 고민했다. 누군가 평가하진 않지만, 이렇게 일하고 있다. 내일도 정정장당 하게 치열하게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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