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새겨진 사랑
까페라떼를 주문했다.
커다란 머그잔에 하트를 하얀 우유 거품으로 그려 넣은 라떼가 나왔다. 언제나 그렇듯이 하트가 찌그러지지 않도록 가장자리부터 조금씩 조금씩 라떼를 마셨다.
커피는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었다.
하트도 그 줄어든 커피 양에 맞추어 조금씩 조금씩 작아져 갔다.
비록 크기는 처음보다 작아진 하트였지만, 더 선명해진 하트였다.
마음은 상황에 따라, 대상에 따라 그 크기가 다 다르다.
머그잔에 담긴 커피와 에스프레소 잔에 담긴 커피처럼 말이다.
때론 처음에는 커다랗던 마음도 점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아지기도 한다.
잔에 담긴 커피를 조금씩 마셔서 그 양이 점점 줄어드는 것처럼 말이다.
까페라떼에 하트가 그려졌다. 그려진 하트는 커피잔의 크기가 어떻든 계속 그 안에 있다.
커피가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어도 그 하트는 계속 남아있다.
그 커피잔에 그려 넣은 그 첫 하트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불어넣은 그 처음의 사랑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랑의 진함과 옅음의 차이가 있을 뿐 마음속에 그 사랑은 남아있다. 마음속에 남아서 우리가 힘들거나 슬플 때 우리를 위로해 주는 큰 힘이 됨을 알고 또 믿는다.
우연히 발견한 라떼 잔 속의 우유 하트 속에서 내 마음속에 무수히 뿌려진 사랑을 떠 올려 본다. 또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는 그 사랑을 뿌리는 사람이 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