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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잉맘 May 31. 2021

나를 돌아볼 모든 고객에게

손님을 고객으로 만드는 방법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여러분들의 서비스 교육을 맡은 김경민 강사입니다. 고객의 顧가 돌아본다는 뜻에 顧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고객(顧客)의 고(顧)는 돌아보다, 마음에 새기다, 관찰하다, 마음에 두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 가게를 오는 단골손님, 마음에 두고 다시 찾아올 손님이라고 합니다. 제 앞에 계신 여러분이 오늘 저의 고객입니다. 이 자리를 나서서 다시 생각해 볼 때 '아~그 강사 참 괜찮았지!' 생각이 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 김경민 강사의 강의 중 






 나는 밖에서 친절한 사람이다. 강의평가 최고 만족을 받는 서비스 강사이다. 100점 만점에 98.9 직업 능력 센터 창립 이래 이런 강사 평가 점수는 처음 봤다며 놀란 담당 선생님이 점수를 공개해 주셨다. 비행을 할 때는 승객들에게 극진한 서비스를 제공해 다수에 칭송장을 받기도 했다. 스스로 서비스 경험이 풍부한 서비스 전문가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고객의 의미를 알고 나서 망치로 머리를 땅 맞은 것 같았다. 




  밖에선 친절했지만 정작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러지 못했다는 게 부끄러웠다. 가족에게 점수를 받는다면 난 몇 점짜리일까? "가족이니까~" "내 아이니까" 가까워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들, 가까워서 못했던 일이 생각났다. 가끔 밥 한 번 사주는 선배에겐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을 땐 불평불만하던 모습이 생각났다. 밖에서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달고 살면서, 가까운 사람들에겐 당연해서, 어색해서 하지 못했다. 




 고객을 생각한 후로 아이를 대할 때나 가족을 대할 때 가까운 사람에게 손님 대하듯 눈 맞추고, 친절한 목소리로 얘기하려고 했다. 집에 누가 오면 음식 준비를 하다가도 버선발로 뛰어나가 문을 열고 환대하려고 한다. 가족을 대할 때도 묵은 감정을 내려놓고 손님을 대하듯 예의를 갖춰 대하려고 한다. 종종 딸들을 'VIP'라고 부른다. 나를 찾아온 가장 귀한 손님. 나의 고객님들이 엄마를 생각할 때 편하게 언제든 돌아와서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면 좋겠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은 다 손님 일수 있다. 어느 날 승객으로 탄 비행기에서 지긋지긋하게 나를 괴롭히던 미친 상사를 만나기도 했다. 이럴 땐 '진상' 고객이 돼서 불만 편지를 날려볼까? 하는 나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인간관계를 할 때 상대를 손님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조심하는 관계. 고객 만족을 위해서는 내부고객 만족을 먼저 신경 써야 한다는 스타벅스의 경영철학이 떠오른다.  



  나는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 나를 위해 일해주는 사람들을 손님처럼 대접하려고 한다. 중국에서 살 때 집안일을 도와주는 이모님이 계셨다. 중국에서도 '이모'라는 뜻에 '아이 ' 阿姨(A yi)라고 청소 도우미를 부른다. 나는 그녀를 이모 선생님이란 뜻에 '아이 라오스' 老事 (Lao shi)라고 아이들에게 소개했다. 집에서 존중받는 '아이 라오스'는 우리 집에 큰 어른이 되어 주셨다. 명절마다 집으로 초대해 진수성찬을 차려 주셨다. 이모 아들 결혼식에 참석해 가족이 앉는 자리에 함께 앉는 영광을 누렸다. 설을 보내러 귀국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 상황으로 중국에 못 돌아가게 되었다. '아이 라오스'는 집 정리와 국제 이사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셨다. 마지막 짐을 보내고 서로 고마웠다고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만나자고 영상 통화를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손님으로 만나 더라도 다른 인연이 생기기도 한다.  처음 서비스 강의를 했던 곳은 OO 아동 병원이었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자주 갔고, 자연스럽게 의사 선생님과 친해졌다.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둬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선생님께서 병원에서 서비스 강의를 해달라고 제안해 주셨다. 병원비를 내는 환자 보호자에서, 병원 전담 서비스 강사로 근무하게 되었다. 



 

 다시 만나기 싫은 무례한 상대를 만나도 손님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덜 상할 수 있다.  가족이나 매일 봐야 하는 직장 상사 등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주는 가까운 사람들을 만날 때 '손님'이라는 마음의 거리를 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감정의 동요를 줄이고 지나가는 손님 대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기를 기다린다. 손님에게 할 수 있는 기본 예의는 지킨다. 상대가 어떤 반응을 하던 그것은 상대의 몫이다.  




 타인을 손님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 자신을 주인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문을 열고 반갑게 맞이해주는 주인이 되는 것이다. 손님을 맞기 전 내 집을 깨끗하게 정돈하듯 나를 먼저 살피고 챙겨야 한다. 손님에게 친절을 베풀기 전에 나에게 먼저 친절해야 한다. 친절한 내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손님을 친절하게 맞이할 수 있다. 그러면 한번 온 손님이 다시 돌아오는 고객이 되어 기쁜 마음으로 다시 찾아오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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