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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의 범섬 Jan 15. 2022

나는 ‘당신’입니다 당신은 ‘나’입니다

1일 1문장

수능을 끝낸 둘째가 부스터샷 접종을 마쳤다. 며칠 몸살기운이 있어 마음이 쓰였다. 사무실에서도 둘째의 상태를 체크했다. 삼일째는 신경이 쓰여 점심시간 급히 집에 다녀오려 차를 탔다. 습관적으로 라디오를 켜니 진행자는 어느 나라의 인사말을 전한다.


“나는 당신입니다” 인사를 하면 상대방은 또 인사말로  “당신은 나입니다” 라고 주고받는단다.


30분 거리의 차를 타고 도착한 집에서 둘째는 훨씬 편안해 보였다. 급히 포장한 돈까스를 펼쳐놓았다. 반가운 표정의 아이는 돈까스를 맛있게 먹는다. 나는 또다시 30분 거리의 차를 타고 사무실에 도착했다. 10분이 조금 넘었다.


사무실에는 방학이 되면 점심시간 매일 집을 다녀오는 직원이 벌써 자리에 앉아 있다. 집에서 점심을 차려주고 급하게 나왔을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 직원과 눈이 마주쳤다. 눈맞춤의 잔상끝에 라디오 속 그 인사말이 오후내내 나를 휘감았다


“나는 당신입니다, 당신은 나입니다”


우리들은 아마 저 먼 고리에서부터 바로 옆의 고리까지 이르는 서로를 갈망하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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