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한 번은 부모님 댁에 간다. 동네에 학교들이 많아서 그런지, 부모님이 사시는 아파트 앞에는 빵집이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 있다. 나는 거기서 매번 들리는 빵집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그 빵집이 기가 막히게 만드는 빵 하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견과류와 크랜베리가 빵에 박혀있는 빵을 좋아하는데, 처음 그 가게에서 그런 빵을 발견했을 때 보통 빵집보다 조금 더 비싸게 받는 것 같아 살짝 망설였었다. 그 가게 자체가 빵을 비싸게 받는 집은 아니어서 이상하게 이 빵만 조금 더 비싼 것 같아 오히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며 샀었다.
그런데 정말 빵에는 내가 여태 먹었던 그 어떤 빵보다 견과류와 크랜베리가 많이 박혀있었다. 빵 자체도 기본적으로 딱 촉촉하고 담백하게 만들어져 있었고. 엄마는 그 빵을 처음 먹었을 때 "이 집 빵 잘하는 집이네!"라고 말을 했다.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왜 다른 빵집들은 이렇게 만들 수 있을 텐데 왜 안 만들까? 아마 재료비가 아까워서 그럴 것이다. 대부분 가게들은 재료비를 아끼고 가격도 그리 비싸게 부르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오히려 '탁월한' 하나를 찾고, 그것을 위해 조금 더 돈을 내는 쪽을 선호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10년 전, 20년 전 보다 요즘 세대는 "하나뿐인 인생"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뭘 먹더라도 돈 조금 아껴서 그저 그런 것을 먹거나 사는 것보다, 돈을 조금 더 내서라도 정말 기억에 남을만한 것들을 먹거나 사려고 하는 것 같다.
그 빵을 먹고 나서부터, 그 빵집을 지나치면 꼭 들리게 된다.
나도 언젠가 무언가를 만들게 되면, 가성비 따지는 그저 그런 거 100개보다, 정말 탁월한 하나를 만든다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