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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하는 생각들

by 봄바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 같은 것도 많은 상황에서, 이미 늦었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예를 들어, 결혼이나 가정을 이루는 거나... 아이를 가지는 것. (언젠가 20/30대의 나이가 6-70대까지 일을 할 생각하는 여자에게 얼마나 가혹한지에 대해서 글을 써야지. 내게 그럴 용기가 있다면.)


조금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럴 때 이런 생각을 해본다. 아주 어렸을 때 읽었던 글귀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맥락은 "오늘 나의 하루는 누군가가 갈망하던 내일이다"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것을 읽은 뒤로도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가끔 결국 내가 가지지 못하게 될 것 같은 것들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 본다.


만약, 처음부터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었다면?

만약, 내가 10년 전에 암이 있었다면? 계속 투병하다 갑자기 완치가 된 상황이라면?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상들이고, 아마 누군가 이런 나의 생각 흐름을 보고 건강하지 않은 생각이라고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생각은 나에게 지금부터의 한 시간, 오늘, 그리고 앞으로의 일 년... 을 모두 소중하게 보낼 수 있는 용기와 의지를 준다.


이런 질문들을 하면, 내가 바라고 욕심내던 모든 것들은 정말 욕심으로 끝난다.


원하는 대로 다 가지는 것은 어렵다. 내 주변에 많이 그렇게 사는 것 같이 보여도... 나도 꼭 그럴 거란 법도 없고, 꼭 나도 그렇게 다 욕심 내지 않아도 된다. 누구나 인생에 재능 없는 게 한 가지는 있지 않을까. 나에겐 그게 연애였고, 연애라는 건 안타깝게도 결혼과 가정을 만들기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재능도 없고,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매년 거듭한 뒤 깨달았고, 다른 의미로 용기를 내야 하는 시기에 왔다. 이제는 그것을 온전히 배제하더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을 향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Cozy Living Room Corner.jpeg small bits of happiness each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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