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한 후로 브런치와 보내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그동안 많은 브런치 소재들이 있었는데 이걸 완성된 글로, 그것도 긴 호흡으로 써 내려갈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사업과 육아가 1순위인 삶이라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 브런치 글에 대한 무게감을 조금 내려놓기로 했다. 잘 포장된 완성된 글도 좋지만 로컬에서 사업을 하며 느끼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단 한 줄, 또는 몇 문장으로라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굳이 이 소식을 글로 남기는 이유는 부끄럽지만 독자님들에게 핑계를 대기 위해서다. 브런치엔 문장과 단어 하나하나까지 고민하며 사용하고 글 자체에 진심인 분들이 많다. 다른 작가님들이 얼마나 글에 진심인지를 잘 알기에 앞으로 기록될 나의 두서없는 독백에 미리 변명거리를 만든다고나 할까. 그래도 무소식 보단 짧은 한 줄이 나을 거라 생각한다.
로컬에서의 사업은 잘(?)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조금씩 형태를 갖춰가는데 매출은 아직이다. 아니 타겟팅을 완전히 잘못한 것 같다. 코로나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조사가 틀렸다. 그래도 방향성을 찾아 조금씩 돌파구를 마련하는 중이고 희망도 보인다. 회사의 정체성도 계속 고민하며 찾아가는 중인데 요새 느끼는 건 우리는 IT 기반의 스타트업보다는 콘텐츠 회사로 성장할 것 같다. 사업계획서엔 분명 IT 플랫폼 회사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더라. 쏟아부은 돈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그나저나 강릉에 와인 붐은 언제 올까..? 코로나가 끝나도 사람들이 과연 집에서 와인을 마실까? 서울의 와인 열풍이 이곳엔 2~3년 뒤에 찾아올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