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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Apr 12. 2024

호주와 한국, 어디가 더 좋은가

내 경우에는 호주 더 좋다.

부모가 싸울 때 아이는 그곳이 전쟁터가 된다고 한다.

종종 생각하는데 난 그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가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부모님은 서로에게 다정한 분들이 아니었다.

지금도 여전히 서로를 원망한다.

도대제 왜 이혼을 안 하고 사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내 일이 아니라서 그런가 보다 한다.


솔직히 이 나이가 되어서까지 엮이고 싶지 않다.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사는 분들께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날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하지만 

딱 끊고 내 인생을 살아야 하기에

이제는 그분들을 위해서 내가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호주와 한국, 어디가 좋다고 물으면 

단연코! 나에게는 호주가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일단 호주에서는 여전히 갈등의 최고조를 

찍고 있는 원가족이 없다. 


대신 날 이렇게 사랑해 주는

댕댕이 같은 남편과 토끼 같은 자식들이 셋이나 있다.

호주의 삶이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산책 중에 지나가다가 서로 인사하며 반갑게 웃는 사람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지나가다 만나면 

서로의 안부를 다정히 묻고 한참을 웃으며 

이야기하게 되는 동네 친구들.

아이가 생기고 학교를 가며 아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학교를 중심으로 호주 동네 커뮤니티에 

우리가 안착했다는 소속감. 

아이들을 소중히 대하고 친절한 분위기.


거기에 더하여,

눈을 들 때마다 보이는, 감탄을 하게 되는 깨끗하고 맑은 하늘.

숨쉬기에 상쾌한 공기.

모래가 세상 부드러운 아름다운 해변등. 


이 모든 것이 호주에 사는 것이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느끼는 내 이유다.


오늘도 우리 남편과 투닥거리며 

아이들에게 바닥에 있는 책 좀 빨리 치우라고! 소리도 지르며 

보내는 이 하루가 

평안하고 평화로워서 참 좋았다. 


한국에 미련도 원망도 그리움도 없다.

그 나라에서 태어나 

이 만큼 잘 자라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 고맙다. 


영원히 한국을 사랑하고 응원하겠지만 

결국 내 생이 끝나는 날 

내가 묻힐 곳은 호주가 되기를 바란다.


내 진짜 가족이 있는 이곳에서 말이다. 


Photo by Aaron Burde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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