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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PD Jan 06. 2021

유튜브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하세요!

콘텐츠 제작 쉽게 하기

저는 서울에서 여수로 귀농하여 갓 농사를 짓고 있는 ooo입니다. 
(중략)
마케팅과 1인 유통기업을 목적으로 한 농업 콘텐츠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자 합니다. 콘텐츠 개발부터 영상 촬영, 편집, 채널 운영 등 공부할 부분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깨닫고 이렇게 연락드렸습니다. 1년 정도 준비과정을 갖고 올해 말에 채널 개설을 목표로 하려고 하는데 배움의 기회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어제 한 통의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연락 온 이는 귀농 3년 차, 30대 초반의 총각이었다. 서리태 콩 농사만 2년 지었다고 했다. 전화 통화를 하며 왜 1년 정도 유튜브 준비 과정을 갖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돌아온 대답은 영상에 대해 전혀 모르고  어떤 콘텐츠를 할지 좀 더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해드렸다.


"000님이 유튜브 1년 뒤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셨으면 합니다. 

젊은 나이에 귀농해서 살아가는 삶 자체가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30대 남자가 귀농에 도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평생직장은 점점 사라져가고 온택트 시대에 젊은 사람들에게 귀농은 또 다른 대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콘텐츠는 현재형이어야 한다


유튜브를 한다면 현재의 삶과 함께 가야 한다. 

만약 1년 뒤 시작한다면 1년 동안의 콘텐츠 재료들이 날아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유튜버가 다이어트해서 살을 빼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콘텐츠이지 살을 뺀 후에 콘텐츠 만들면 아무 소용없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들을 살펴보면 자신의 삶을 현재진행형으로 꾸밈없이 진솔하게 보여준다. 영상 70개로 구독자 10만 명! 요즘 뜨고 있는 독거노총각 채널은 40대 노총각이 3천만 원짜리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삶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유튜브판 '나혼자 산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학적인 그의 생각과 독특한 음성의 내레이션은 다른 유튜버들이 패러디할 정도다. 촬영 편집은 어설퍼도 그만의 현재 진행형 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시청자들에게 더 공감되는 것은 아닐까?

만약에 독거노총각이 결혼한 후에 지금 시절의 이야기를 과거형으로 콘텐츠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중요한 것은 지금이다. 




우리가 현재 살아내는 '오늘'이 진짜 '보석'이다


ooo님이 '30대 총각의 귀농 도전기'라는 주제로 3년 전에 유튜브를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30대 초반의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고 왜 귀농을 선택했는지

당시 귀농을 결심하고 고민했던 것과 걱정됐던 것들은 무엇인지

이런 심정들을 진솔하게 영상으로 풀어냈다면 어땠을까?

또한 청년 농부가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어떤 혜택을 받았고

그 혜택으로 인해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었는지도 하나의 정보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젊은 농부가 농사짓기 위해 좋은 씨를 구하는 일부터 수확하는 과정에서의 노하우들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 콘텐츠들이 귀농을 준비하는 예비 청년 농부들에게는 도움이 됐을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매일 반복된다. 반복되기에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하고 그냥 흘려버릴 때가 더 많다. 나 역시도 그랬다. 예전에 약 3년간 EBS 극한 직업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일반인들이 가기 힘든 작업 현장을 다녔고 다양한 직업군들을 취재했었다. 힘들게 촬영해서 편집하고 TV에 방송이 나갔다. 그리고 며칠 쉬었다가 또 촬영하고 편집하고 방송 나가고. 이것이 반복되는 내 삶이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방송 한 편 끝낼 때마다 글이든 영상이든 기록으로 남겨둘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때의 기록이 없으니 당시 느꼈던 감정과 어떤 생각들을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기록들이 있었다면 그 기록을 바탕으로 현재와 연결시켜 글을 쓰거나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을 것이다. 





 청년 농부 ooo님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 


영상 제작부터 마케팅까지 처음 접하는 것이고 당연히 배워야 할 게 많다고 느꼈기 때문에 섣불리 시작할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상 촬영 편집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신경 쓰면 금방 배울 수 있다. 요즘에는 유튜브에 무료로 촬영 편집을 알려주는 콘텐츠도 굉장히 많이 있다. 어느 정도 촬영과 편집을 배운 후, 어떤 콘텐츠를 찍을지 충분히 고민 후 바로 시작하면 된다. 


유튜브는 삶을 재료로 현재 진행형으로 함께 가야 한다. 

그래야 나만의 성장 영상 일기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고 누군가에는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콘텐츠 방향은 하면서 달라질 수 있다. 이 방향이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수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가는 가면 된다.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의 맨 처음 업로드한 영상을 보라. 그러면 용기가 생길 것이다.


잊지 말자. 

우리가 현재 살아내는 '오늘'이 진짜 '보석'이라는 것을. 

그 보석을 끄집어내서 글이나 영상으로 기록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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