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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승진 Nov 16. 2023

절대평가와 관련한 Q&A

1.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동점자 많이 나올 텐데 변별력 확보 가능할까요?


답변을 위해 먼저 변별력이란 용어의 정의를 명확히 해야겠네요대학입시에 전제되어야 할 변별력은 수험생이 해당 대학에서 제대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구별해 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막무가내 줄 세우기가 변별력은 아닌 것이죠. 현상이 왜곡되어 있어 그렇지 동점자가 많으냐 적으냐는 사실 학생 변별의 핵심 사안이 아닙니다오히려 적절한 난이도를 갖춘 절대평가는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더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변별력을 확보하는 길입니다그러니 점수만으로 학생들을 줄세워 당락을 결정지으려 애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학생들의 적성 역량 등을 보여줄 수 있는 다른 전형자료들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필요하죠면접이 하나의 예입니다다만과도기적 차원에서 수능만으로 선발하는 전형을 운영해야한다면전공 특성에 따라 과목별 가중치를 두는 방안동점자에 한해 원점수를 고려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2.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하면 상위권 학생들이 많은 특목고, 자사고나 강남 등 이른바 학군지 학교 내신이 유리해져 일반고가 대입에서 더욱 불리해지지 않을까요?

     

제가 고등학생일 때 다수의 학생들이 핸드폰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친구들이랑 웃으면서 한 말이 10년 안에 컬러폰도 나오겠다. 핸드폰이 컴퓨터처럼 될 수도 있겠다라는 농담들 이었어요. 그런데 1년 후에 컬러폰이 나왔고 10년이 못가 아이폰이 나왔습니다.


이제는 모든게 자연스럽죠.     

절대평가로의 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의 교육환경만을 기준으로 이해하면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죠내신 부풀리기로 일반고 내신은 못 믿을 것이고특목고 자사고만 우대하게 되지 않겠냐는 염려 등이요.  하지만 내신 절대평가 전환은 여러 교육환경의 변화절대평가에 발맞춘 여러 교육정책들과 함께 전개된다는 걸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일단 예전처럼 내신 부풀리기가 가능한 환경이 아닙니다학생부에 과목평균수강자수성취도별 학생 비율 등이 기재되고 필요하다면 동점자 수, 등급 평균도 기재할 수 있습니다무분별한 채점이 이뤄진 학교의 경우 이러한 요소들을 확인한 대학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됩니다. 한마디로 ‘내신 부풀리기’ 하려다가못 믿을 학교로 낙인찍히는 거죠.     


또한 절대평가의 취지에 맞게 서술형 평가가 적극 도입되면일정 지역별로 채점을 검증하는 평가관리센터가 운영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겁니다(이 인터뷰를 진행할 때는 아직이었는데 2028 대입 개편에서 공식화 됨.)절대평가는 각 학교들 간 평가의 질을 담보하는 여러 교육 정책들과 함께 병행되죠   


대부분의 교육선진국들은 처음부터 절대평가를 해왔거나홍콩과 같이 지금이라도 절대평가로 전환하려는 추세입니다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 국가들은 학교별로 절대평가 알아서 하라고 툭 던져두지 않았어요체점관 양성교차채점 등 여러 교육정책을 함께 병행하며 평가의 질과 신뢰를 함께 발전시켜 왔죠.          


 3. 대입의 중요한 요소인 수능과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변별력을 위해 논술‧구술‧면접과 같은 대학별고사가 확대되어 입시부담이 더 늘지 않을까요?


대학이 왜 대학별교사를 원할까요학생들의 능력을 여러 방면에서 더 검증하고 싶기 때문입니다상대평가 하에서도 대학은 할 수만 있다면 대학별 고사를 보려고 할 겁니다왜냐면 현재의 내신도 수능도 대부분 객관식 문제풀이인데학생들의 능력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거든요대학이 학종 전형을 선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앞서 말씀 드린대로 절대평가가 되면 수업도 평가도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더 이상 객관식 문제풀이만 하지 않습니다수능만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서·논술형 문항이 적극 도입될 거예요.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절대평가를 통해 대학들이 보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능력을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면접이든 구술이든 논술이든 이게 입시부담으로 늘어나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문제의 본질은 이러한 평가 방식을 학교에서 배운 대로 준비하면 되느냐그게 안 되느냐이 거든요현재로서 학교에서 배운 방식으로는 준비할 길이 없어서 이런 불안이 생겨요하지만 절대평가체제 하에서는 이러한 평가 방식이 오히려 학교 교육 방식이 중심이 됩니다.

      

정리해 볼까요수능과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대학이 확인하기 원하는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더 파악할 수 있게 된다그리고 추가적인 대학별 고사로 확인하고자 했던 능력들도 내신 평가 수능 평가 내에 포함하게 된다설령 대학별고사가 존재하여도 현재처럼 학교교육과 별개의 것이 아니다.     


4. 수능과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될 경우 학력저하 일어날 수 있을까요?


이건 아주 간단 명료하게 답할 수 있습니다 학력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제시되는 데이터가 국제학업성취도평가 PISA입니다가장 최근 결과인 2018년도 PISA에서 읽기영역수학영역과학영역을 보면,  읽기에서 우리나라보다 높은 성취를 얻은 나라는 에스토니아캐나다핀란드아일랜드입니다.  수학에서는 일본이 높았고 에스토니아가 같은 수준이었습니다과학에서는 에스토니아일본핀란드가 우리보다 높은 수준이었고캐나다가 같은 수준의 성취를 보였습니다,     


결론은

이러한 나라들 대부분이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을 한번 더 꼼꼼히 봅시다현재 일본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체제가 혼합되어 있습니다수능은 절대평가이고내신은 상대평가였습니다상대평가였습니다라고 과거형으로 말씀드린 이유는 일본도 최근에는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고교학점제를 도입한 고교들은 이미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IB를 통해 평가를 전환하는데도 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절대평가 전환으로 학력저하를 걱정하기 보다는늦어지는 절대평가로 인해 뒤쳐지는 우리나라의 학력을 걱정하는 게 더 맞는 일입니다교육 선진국들을 볼 때절대평가체제가 오히려 높은 학업 성취의 근거가 되고또 더 높은 성취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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