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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소예 Oct 31. 2021

구글에서의 11번째 성과 평가를 마친 후 깨달은 점

성과 평가는 나의 가치를 규정하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도 성장할 사람이다

지난 3월, <시사IN>과 구글의 성과평가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이 카카오 동료평가 논란이 남긴 질문이라는 기사에 올라왔다. 구글의 성과평가 시스템에서 동료에게 피드백을 주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내 인터뷰가 기사의 메인은 아니어서 아래로 스크롤하면 보인다). 이 인터뷰를 올해 첫 성과평가 기간 중에 했는데 벌써 지난 8월에 시작한 올해 두 번째 성과평가가 지난주에 마무리되었다. 기사를 오랜만에 보니 그때와 지금 두 번의 성과평가 기간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


요즘의 나는 이미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내년 초 런치를 목표로 빠르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보니 지난 성과 평가 기간 중 겪은 스트레스는 이미 아주 오래전 이야기 같다. 그런 가운데 문득 그때의 감정과 마음 상태를 돌아보고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흘려보내고 잊고 있다가 도돌이표처럼 똑같은 감정 소모의 과정을 겪고 싶지 않았다. 이걸 매번 반복하다가는 수명이 점점 줄어들 것 같아 걱정도 되고..


위의 인터뷰에서는 성과평가라는 큰 시스템 안에서 동료 평가 (Peer review)의 역할과 취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면 이 글에서는 성과 평가를 직접 겪는 한 개인의 입장에서 이 과정을 돌아보았다. 특히 자신을 평가하는 단계인 셀프 리뷰(Self review)에 대해 사유해보았다. 나에게 성과평가는 어떤 의미일까? 왜 이렇게 지칠까? 매번 이러지 말고 조금 더 행복한 마음으로 대할 수는 없는 걸까? 아무리 힘들다 해도 무언가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이 글을 통해 다음 성과평가를 겪을 미래의 나에게 말을 건네고 싶다. 훗날의 나는 지금보다 더 의연한 마인드로 성과 평가 기간을 보낼 수 있길 바라며.




나는 6년 전 구글에 입사하자마자 가진 첫째를 시작으로 두 번의 임출육 (임신 + 출산 + (신생아) 육아) 패키지를 회사일과 병행했다. 성과 평가 시스템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당장 아기를 키우며 마주하는 갖가지 변수를 감당하느라 성과관리의 필요성과 방법을 인지할 여유가 없었다. 우선 살고 보자며 생존의 시간을 어찌어찌 보내 보니 아이들은 어느새 재잘재잘 꼬마 아가씨들로 자라났다. 그제야 나는 다시 나 자신의 성장에 집중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동시에 다른 동료들보다 뒤처졌다는 조바심과 함께 회사에서의 인정과 성장 욕구가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일 년에 두 번씩 하는 성과 평가는 큰 부담이었다.


가장 힘든 과정, 그것은 셀프 리뷰

두 달 정도 걸리는 성과 평가는 다음 순서로 진행된다.

1. 셀프 리뷰 (self assessment)

2. 동료의 평가 (peer review)

3. 팀 별 rating 균형 및 조절을 위한 매니저 미팅 (calibration)

4. 상위 매니저들의 칼리브레이션 미팅

5. 결과 finalization

6. 매니저와의 일대일에서 결과 확인 및 피드백 공유


셀프 리뷰를 쓸 때에는 영향 (Impact), 난이도(Difficulty), 리더십(Leadership), 그리고 시민의식(Citizenship), 이 네 가지 분야에 걸쳐 내가 기여한 부분을 적게 된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서술할 때는 정직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나를 돋보이게 쓸 수 있도록 워딩에 신경 써야 한다. 레벨과 역할(role)에 따라 집중하는 부분이 다른데 IC(Individual Contributor, 개인 기여자) 엔지니어인 나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증명자료인 아티팩트(artifact)를 최대한 모아서 정리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을 한다.


지난 6개월 동안 내가 제출(submit)한 코드 히스토리를 쭉 훑어본 후 프로젝트 별, 주제 별로 분류한다. 분류된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는 Url을 링크로 걸어 각각 관련된 목록에 첨부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 중에 내가 문제 해결을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한 걸 보여줄 수 있는 기록이 있다면 그 역시 스크린샷을 찍거나 관련 문서의 링크 또한 글에 첨부한다.

프로젝트를 런치(launch)하거나 런치가 아니더라도 사내 직원들이 테스팅할 수 있는 베타 버전을 런치하는 등의 마일스톤을 달성했다면 그 자료 역시 첨부한다.

숫자를 보여줄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예를 들어 런치한 기능 덕분에 이용자 수가 늘었다거나 그 기능이 기존의 에러 발생률을 줄였다는 등의 성과는 숫자로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자료가 된다.


이런 방법으로 나의 지난 6개월을 1000개의 단어로 간결 명료하게 나의 지난 6개월을 요약해야 한다. 물론, 나에게 피드백을 쓸 동료들은 이미 함께 일한 경험을 토대로 어떤 피드백을 줄지 대충의 느낌은 가지고 있을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직접 작성하는 셀프 리뷰는 무척 중요하다. 내가 쓴 내용을 참고하여 내가 그간 무슨 일을 했는지 디테일하게 기억해낼 것이고 주로 그 부분에 기초해서 피드백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셀프 리뷰는 에너지를 끌어모아 제일 큰 공을 들이게 되는 부분이다.

 

완벽하지 않은 나의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

나를 야금야금 갉아먹는 부정적 감정 고리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나는 셀프 리뷰를 작성하는 일주일이 정말 힘들다. 특히 최근에는 가까운 미래에 승진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더 부담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그 기간 내내 잔뜩 긴장된 상태가 이어지는데 마음이 힘드니 몸도 영향을 받는다. 쉽게 잠에 들지 못하고 자는 중에 자주 깬다. 나아질 줄 모르는 불안감을 영양가는 1도 없는 간식으로 달래려다 식습관도 망가진다. 심신의 균형이 무너지면 뭐 하나 통제되지 않는 듯한 상황에 그야말로 멘붕 하기 직전에 도달한다. 예민해지다 보니 평소에 너그럽게 넘길 수 있는 부분도 참기 힘들다. 아이들과 남편에게 시도 때도 없이 으르렁대는 사자 한 마리가 된다. 물론 가장 많이 으르렁대는 대상은 나 자신이다. 이럴 때 유체이탈이 가능하다면 영혼에 날개를 달아 어디론가 훌훌 날아가고 싶다. (처음엔 '몸에서 로그아웃하고 싶다'라고 썼는데 너무 너드(nerd) 같아서 고치는 걸로..)


왜 매번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걸까?

왜 그럴까? 오랫동안 곱씹어 생각해본 후 내려지는 결론은 결국 부족한 나를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한다. 여기에서 두 가지의 키워드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부족한 나'와 ‘나를 드러내는 것’. 즉, 스스로 내 능력이 모자라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회사에서 나의 가치는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으로 판단될까 봐 두려운 것이다.


나의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평소에 일을 할 때 나의 감정 상태가 어땠는지 생각해봤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특히 지금까지 해 본 경험이 없는 일이라면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막막하다. 어찌어찌 나의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해 잘 마치고 나면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아주 잠시 뿐이다. 금세 '다른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인데 이제야 배웠구나.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여기고 부푼 마음을 꾹꾹 눌러 납작하게 만든다. 내가 100%의 일을 했다면 스스로 이룬 노고의 80% 정도만 인정을 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인지하고 있는 현실'과 '실제 현실'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열심히 이루어낸 성과는 세상 엄격한 내면의 비판자에 의해 그 가치가 뚝! 떨어진다.  


'진짜 나를 알게 되면 동료들이 실망할 거야'

가면 증후군(Imposter's Syndrome)이라는 심리적 현상이 있다. 일 잘하는 사람들이 속한 공동체 안에 자격 미달인 내가 운이 좋아 속해있다는 믿음, 그래서 자신이 주변 사람을 속인 사기꾼 같다 여기는 믿음이다. 나 역시 매일 아침 리추얼을 하며 많이 회복되었지만 감정 면역력이 약해질 때면 그 믿음이 여전히 스멀스멀 올라온다. 가면을 쓴 임포스터는 자기의 정체가 들통날까 봐 두려워한다. 그런 임포스터에게 셀프 리뷰는 어쩌면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이다.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 그 모습 그대로 나의 가치가 영원히 결정지어질 것 같다는 믿음은 자신을 더욱 괴롭힌다.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의 전형적인 사고방식이다. <마인드셋>에서 작가 캐롤 드웩은 이렇게 말한다. "고정 마인드셋은 사람들로 하여금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도전과 실패는 자신들이 가진 결함을 드러낼 것이고,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이 결함이 영구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마인드셋). 나 역시 영구적인 건 아니더라도 동료들이 나를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지게 될 것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셀프 리뷰를 쓰려니 어려울 수밖에 

내가 한 일은 별로 대단한 일이 아닌 것 같은데 그것도 나의 성과라고 쓰고 있을 때는 이따금씩 창작의 고통마저 느껴진다. 있어 보이고 싶어서, 혹은 없는 걸 있는 것처럼 포장하고 싶어 그러는 것이 아니다. 셀프 리뷰는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내느냐에 따라 100%의 일이 110%, 혹은 120%의 성과처럼 보일 수 있다. 같은 성과여도 아 다르고 어 다르듯 임팩트의 정도가 달라 보인다. 나 같은 임포스터에게 더욱 어려운 이유다. 해놓은 것조차도 제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와중에 오히려 나의 성과를 부각해야 한다. 나 자신이 스스로가 80%의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110%은 커녕 있는 그대로 100%의 성과를 냈다고 적는 것조차 버겁다고 느낀다.


하지만 정신 붙들고 내가 한 것들을 하나하나 모아 보면 생각보다 나는 훨씬 잘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도 셀프 리뷰를 다 마무리했을 무렵 완성된 나의 셀프 리뷰를 보고 그제야 내가 이룬 성과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괜찮았구나.'싶어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았는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앞으로 회사에서 일을 하는 한, 아니 앞으로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든 나의 성과와 기여도에 대한 피드백을 듣는 자리는 수없이 많을 것이다. 누군가의 평가를 들어야 하는 자리는 그때 가서도 여전히 힘겹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존재할 것이다.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면 매번 이 시간이 나를 갉아먹도록 할 순 없다. 객관적으로 내가 버겁다 느끼는 이유를 깨달았으니 앞으로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지 생각해봤다. 그리고 나중에 찾아볼 수 있는 마인드셋 매뉴얼을 생각해봤다.


평소에 머릿속의 현실과 실제 현실의 갭을 상시로 줄이기

앞서 말했듯 나의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점점 벌어지는 '인지하고 있는 현실'과 '실제 현실'의 갭 때문이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제 현실이 어떤지 평소에 주기적으로 마주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즉, 두 개의 현실을 수시로 동기화하는 것이다. 


나의 성과 동기화하기

미리 다음 6개월을 위한 개인 OKR, 혹은 마일스톤을 정한다. 

매니저와 상의해서 서로의 성과 기대치가 같은 지점에 있도록 한다. 

아티팩트를 모아두는 문서를 만든다. 매일 조금씩 쌓아간다는 생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작성한다.


동료 & 매니저가 줄 피드백에 대한 현실 동기화하기 

주기적으로 피드백을 요청한다.

피드백을 받은 부분이 있으면 바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을 공유한다. 

질문이 있을 때 주저하지 말고 바로 물어본다. 

배우려는 모습을 보이고 실제로 배우는 자세로 임한다.

내가 속한 조직인 Geo에는 perf season이 시작될 즈음에 Perf clinic이라는 걸 운영한다.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의 승진 패키지나 셀프 리뷰를 봐주겠다고 싸인업하는 멘토와 도움이 필요한 멘티가 연결되어 조언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내가 이번 성과 평가기간 중에 잘한 일이 한가지 있다. 피어 리뷰가 시작되기 전 용기를 내서 perf clinic을 신청을 한 후 다른 팀에 속한 피어 매니저(peer manager)에게 지금까지 작성한 셀프 리뷰를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은 것이다.  내 셀프 리뷰에 대한 자신이 없는 상황에서 내 rating에 관여하지 않을 피어 매니저에게 보여주는 것조차도 굉장히 많이 주저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80% 했다고 쓴 처음의 내용을 그 매니저의 실용적이고 진심 어린 조언 덕분에 100%의 성과를 온전히 담은 셀프 리뷰를 쓸 수 있었다. 이 과정을 미리미리 한다면 주저함 없이 성과 평가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이유에서 성과 평가 직전에 셀프 리뷰를 쓰는 것보다 평소에 주기적으로 나의 성과를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조금씩 기록을 쌓아가는 것이야말로 갭을 상시로 줄여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이 있는 그대로 반영된 기록을 통해 스스로 피드백을 줄 수 있고 또 동료와 매니저에게 실용적인 피드백을 받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주기적으로 피드백을 받으면 실제 성과 평가에서 이들이 어떤 피어 리뷰를 쓸지 미리 예상할 수 있다. 예측이 가능해지면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몰라 괴로워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현재의 나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


성과 평가를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중간 체크하는 시간으로 여기기 

아이들 키를 잴 때면 "그동안 1 센티 컸네! 2센티 컸네! 정말 많이 자랐네!"라고 칭찬을 해준다. 보통의 부모라면 "이거밖에 안 컸니? 5센티는 커야 하는데.. 넌 3센티 부족한 아이구나.."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아이는 그 키에서 멈출게 아니라 앞으로도 한참 더 자란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성과 평가도 이런 관점으로 보면 어떨까 한다. 그동안 얼마나 나의 키가 자랐는지 확인하는 시간인 것이다. 나의 가치를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라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한 소중한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더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 성과 평가에서 받는 rating은 이제 나의 존재적 가치와 더 이상 상관없는 장치가 된다. 그러기에 하지 못한 것보다 해낸 것에 집중할 수 있고 이만큼 이룬 나를 뿌듯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몇 주 전 매니저가 해준 이야기를 복기하며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매니저에게 셀프 리뷰에 대한 부담감과 이 글로 나를 판단할거라는 생각에 이 과정이 스트레스풀하다고 이야기를 했을때 매니저는 이렇게 말했다. 


"No, this is not for judgement. There's no judgement involved in this process. This is to acknowledge your accomplishment, and evaluate what we could focus on so you can grow from where you are right now. (아니 이 과정은 너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야. 네가 얼마나 잘했는지 못했는지 보다는 성과를 인정해주는 시간이고, 네가 있는 자리에서 더 성장하기 위해서 어느 부분을 키우면 좋을지 그 '상황'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야.)"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나의 임포스터 같은 성향 역시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임포스터가 내 마음을 지배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게는 할 수 있다. 애초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갭을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니 말이다.


이 글을 쓰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했다. 내가 힘들어하는 부분, 나의 부족한 부분을 부족한 글로 공개된 공간에 드러내자니 또다시 내면의 비판자가 제정신이냐며 목소리를 키운다. 하지만 나는 결국 미래의 나에게 나 자신을 조금 더 믿어도 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내 셀프 리뷰를 피어 매니저에게 내보였듯, 지금의 불완전한 내 모습을 여기에도 용기 내어 보이기로 결정했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 그리고 이 글을 보고 작은 용기를 얻을 이름 모를 누군가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나는 여기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성장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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