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는 유학 일기, 그리고 아마도 나의 성장 일기
2015년 3월 본격 서류 준비
유학원을 정했으니 더 이상 무서울 것이 없다고
불과 1개월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래, 나는 유학을 떠나는 것을 굉장히 우습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유학원에서 보내 준 준비할 서류 목록들 본 이후
정신이 아득해졌다.
1. 영문 자기소개서
2. 졸업한 학부 성적표 영문
3. 교수님 추천서 2부 영문
4. 영문 학업계획서
5. 포트폴리오
6. IELTS 영어 성적표
7. 1개월 이상 은행 입출금 거래내역서
8. 결핵 검사
지난날에 부모님께 유학 무리 없이 잘 갈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반성했다.
다시 한번 사람은 반성할 줄 아는 동물이란 것을 깨달았다.
우선 차근차근 당장 준비할 수 있는 서류인 성적표, 포트폴리오,
교수님 추천서 2부, 결핵 검사를 준비했고 은행에 돈을 넣어놓았다.
이제 남은 것들을 처리해보자.
워드를 켜고 한글로 한 자 한 자 자기소개서를 써본다.
젠장. 나를 소개하는 글이 이토록 어려웠단 말인가.
1시간이 지나도 3시간이 지나도 단 세줄 이상 못쓰겠다.
안 되겠다. 남들이 쓴 글을 읽어 보자 해서 블로그를 뒤져 보지만
현명하다. 역시나 힘들게 썼을 글이기에 다른 사람들이 모방할 수 없도록
아무도 자세히 올려놓지 않았다.
결국 다시 워드를 켰다.
일단 끝내는데 목표를 두자하여 그냥 아무렇게나 썼다.
겨우 마무리한 자기소개서를 뒤도 안 돌아보고
학업계획서로 넘어갔다.
당했다. 학업계획서가 준비사항에서 최종 보스였던 모양이다.
지금 한 치 앞도 못 보고 있는 내가 학교에 입학해
석사를 하며 하고 싶은 작업에 대해 설명을 하라니.
또 블로그를 뒤져본다.
현명하다. 또 아무도 자세히 올려놓지 않았다.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
내 머리는 석사를 할 수 있는 머리가 아닌데
왜 석사를 한다고 했는지 자신에게 화가 났다.
이제는 유학을 가고 싶은 건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긴다.
그렇게 나를 괴롭히며 또 학업계획서를 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