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당륜 May 07. 2017

누구 뽑을거냐고 좀 묻지 마세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리회사 소속은 아닌데 거의 매일 우리 회사를 방문하는 아저씨꼰대가 있다.


우리팀 직원들을 자기 비서 부리듯 하는 행동때문에 기분나쁜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점심 먹을 때마다 우리보고 대통령 누구 뽑을거냐고 물어보는데, 너무나 속보이는 질문들을 아닌척하고 질문해대는 그 말투때문에 더 짜증이 난다.


"아니, 내가 딴 뜻이 있어서는 아니고 그냥 물어보는건데, 누구 뽑을건데?"


당연히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한건 아니다.

내 맘속으론 정한지 한참 됐지만, "아직 고민중이에요" 하고 어물어물 넘어간 게 수차례였다.


그러다 얼마 전이었다.


나와 내 후배 그리고 그 꼰대가 함께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또 물어보길래

아예 짚고 넘어가야 다른말 안할 것 같아서,

다른 후보들의 이런이런 점보다는 내가 뽑을 후보의 이런 점이 나은 것 같다고 했더니

본인이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나보다.


시선을 피하더니 내 후배한테 똑같은 질문을 하면서 내 후배(이 후배님은 남자다.)한테는

A후보를 뽑으라, 대놓고 말을 하더라.


그럴거면서 나한테 왜 물어봤나? 자기가 원하는 대답과 원하는 후보를 강요할거면?

어차피 그렇게 궁금한 것도 아니었잖아?

에라이, 엿먹고 조청이나 싸라

회사에서 정치 노선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침마다 신문 보며 대놓고 혀를 끌끌 차며 다 들리게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욕하는 꼰대,

밥먹는 자리에서 굳이굳이 누구 뽑을거냐 묻는 꼰대,

비밀투표의 원칙은 아는지 모르는지-


댁이 뽑으라는 그 사람, 곧죽어도 안뽑으니 그만좀 물어보시죠!

매거진의 이전글 휴가?어디 좋은데 가나?누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