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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이셜매거진 Oct 17. 2023

그날의 이태원, 언제 방문했을까? (연도 및 시간대)

본 시리즈는 이태원 사고 (2022.10.29) 1주기를 기억하기 위해 연재하는 글입니다.


저는 데이터가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진다기보다는, 데이터를 분석하여 인사이트를 얻어낸 후, 이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개선하는 데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본 분석이 지난 해 발생한 이태원 사고와 관련하여, 원인 분석과 문제 개선 및 예방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전 글에서는 이태원 사고 당시, 어떤 연령대/성별/국적의 사람들이 이태원을 많이 방문했는지생활인구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https://brunch.co.kr/@geography17/31


이번 글에서는 언제 이태원을 주로 방문했는지 (방문/체류 시간)를 알아보겠습니다.


유동인구 패턴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생활인구 데이터를 활용하였습니다.

또한 이태원을 대중교통으로 방문한 인원을 파악하기 위해서 대중교통 데이터를 활용하였습니다.


1. 대중교통 데이터?

본 분석에서는 두 가지의 교통 데이터를 사용하였습니다.

서울특별시 지하철 호선별 역별 승하차 인원 정보 시내버스 및 지하철의 목적통행량이 바로 그것입니다.


1) 지하철 역별 승하차 인원 데이터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는 이태원역 바로 뒤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또한 이태원의 '핫플'은 이태원로를 따라 쭉 이어져있습니다.

(네이버지도에서는 살구색으로 '핫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할로윈을 기념하기 위해 이태원 인근으로 모이는 인원은 녹사평역과 이태원역을 많이 이용할 것이라 예상하였습니다.

녹사평역에서 이태원역까지는 약 600m로 도보 10분 이내로 도달 가능한 거리이며, 방문자들은 가고자 하는 장소가 이태원역보다 녹사평역이 더 가까운 경우 녹사평역에서 하차합니다.

실제로 경찰은 할로윈 집결 인원을 추산할 때, 이태원역과 녹사평역의 승하차인원의 합을 활용한다고 합니다.(출처: 문화일보, 2022년 11월 1일, “경찰, 핼러윈 참석규모 계산부터 틀렸다.”)


따라서 6호선 이태원역, 녹사평역 두 역의 승하차 인원을 구하였고, 데이터는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서 제공하는 서울시 지하철호선별 역별 승하차 인원 데이터를 구득하였습니다.



2) 목적 통행량 데이터



목적 통행량의 정의

이태원 인근에 내리는 인원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교통카드빅데이터 통합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목적 통행량 데이터를 구득하였습니다.

이때 '목적 통행량'은 그림과 같이, 최초 승차에서 최종 하차까지의 대중교통 이용을 한 회로 보는 이용량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1)정류장 A에서 버스 1을 탄 후, (2)정류장 B에서 내려 지하철로 환승한 후, (3)정류장 C에서 내려 다시 버스로 환승해, (4)정류장 D에서 최종하차하는 통행패턴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이용자의 승차 및 하차는 각 버스 정류장 및 지하철역의 승하차 인원으로서 집계가 됩니다. 만약 통행 경로를 고려하지 않고, 각 정류장 및 역의 승하차 인원 데이터를 이용한다면 실제 통행패턴을 알기란 어렵습니다. 즉 그림의 사례의 경우, 최초 승차가 정류장 A에서 이루어졌음에도 정류장 B와 정류장 C에서 승차인원으로 집계가 된다는 점, 그리고 최종 하차가 정류장 D에서 이루어졌음에도 정류장 B와 정류장 C에서 하차인원으로 집계가 된다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하지만 목적 통행량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이 전체 통행 경로의 대중교통 이용이 1회로 집계가 되기 때문에, 보다 실제 통행 경로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습니다.


목적통행량 데이터에 집계되는 이태원1동·2동 내의 버스정류장 및 지하철역 위치


본 데이터는 행정동 상 이태원1동과 이태원2동을 합한 이태원동(법정동 기준)을 포함하기 때문에, 그림과 같이 이태원1동과 이태원2동에 위치한 버스정류장 35곳(간선 14곳, 마을 16곳, 관광 2곳) 및 지하철역 1곳 (이태원역)의 목적통행량을 계산합니다.





2. 지하철 승하차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이태원 할로윈 통행 패턴 (2015년~2022년)


사고가 발생한 2022년 뿐만 아니라 과거 비슷한 시점에는 얼마나 많은 인원이 모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득이 가능한 최대 기간인 2015년부터 2022년까지의 할로윈 기간을 분석 대상 시점으로 잡았습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및 녹사평역의 승하차 인원을 계산하여, 이태원 일대의 할로윈 기간 방문 인원 규모를 파악한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할로윈 기간 동안의 녹사평역·이태원역의 승하차 인원 (2015년-2022년)

녹색으로는 녹사평역, 주황색으로는 이태원역의 승하차 인원을 표시하였습니다. 할로윈 당일에 해당하는 10월 31일은 짙게 표시하였습니다. 또한 점선으로 추세선을 표현하였습니다.


먼저 전기 4년 (2015-2018)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통행 패턴은 러시아워가 발생하는 평일이 많은 승하차인원을, 주말이 비교적 적은 승하차인원을 보이는데 반해, 이태원 및 녹사평은 평일보다 주말에 더 승하차 인원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태원 일대가 평일에 나타나는 업무 목적의 통행보다는 주말에 나타나는 관광·유흥 목적의 통행이 많이 이루어지는 지역임을 암시합니다.


2015년은 할로윈 당일인 31일이 토요일이어서 매우 높은 수치를 보여주며, 해당일 이태원역에서 발생한 승·하차 건수는 약 11만 건에 달했습니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사고 당일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많은 사람이 역을 이용한 것을 알 수 있네요. 2015년 할로윈도 제법 위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후 연도에서는 날짜와는 관계 없이, 대체적으로 토요일이 가장 많은 승하차 수치를 보여주었습니다. 할로윈 당일인 31일보다는 그 이전 토요일이 더 많은 통행량을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이태원의 할로윈 문화는 할로윈 당일인지의 여부보다는 주말/주중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의 수치를 살펴보겠습니다.


그 최대치는 2019년까지 비슷한 수치를 보였으나, 코로나19 유행 중이었던 2020년과 2021년에는 전반적으로 수치가 크게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2021년의 경우 2020년보다 승하차 인원에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당시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중이긴 했으나, 영업시간 제한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시민들이 오랜 거리두기 기간의 피로감을 느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겠습니다.

 

한편, 압사 사고 당일인 2022년 10월 29일은 129,821명이 이태원역에서 승·하차를 하였고, 31,413명이 녹사평역에서 승하차하였습니다.

사고 당일 이태원 및 녹사평 일대에 161,234명의 승·하차 인원이 발생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3. 교통카드 목적통행량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이태원 할로윈 통행 패턴 (2018년~2022년)


목적통행량 데이터는 당일 오전 4시부터 익일 오전 2시까지의 교통카드 빅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해당 법정동 내의 승하차 인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본 시스템에서는 2018년부터의 데이터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통행량 데이터를 사용하였습니다.


지하철, 버스 각각의 승·하차 데이터를 사용하면 이용자가 환승을 한 경우에도 2회로 취급해야 하지만, 본 목적통행량 데이터를 사용하면 이용자가 환승을 하더라도 1회로 취급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이용한 인원과 버스를 이용한 인원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태원동 교통카드 목적 통행량 (2018년-2022년)

이태원동의 목적통행량을 집계한 결과는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 중이던 2020년과 2021년에는 2018년, 2019년과 비교하면 승하차인원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에는 28일에는 약 16만 건의, 29일에는 약 30만 건의 승하차가 발생했는데, 사고 하루 전날인 28일에 이미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승하차수를 경신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고 당일인 29일에는 전날인 28일의 두 배에 해당하는 매우 많은 인원(30만 건)이 이태원동에서 승하차하였습니다.

사고 당일, 시민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기 위해 6호선 지하철이 익일 오전 3시까지 연장 운행되었으며, 해당 인원까지 모두 29일로 집계되었습니다.

사고 다음 날인 30일에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승하차 인원이 급감하였고, 할로윈 당일인 31일에도 특별히 높게 나타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생활인구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이태원 할로윈 통행 패턴 (2017년~2022년)


생활인구 데이터는 2017년부터 제공되기 때문에 본 분석에서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를 분석 대상 기간으로 잡았습니다. 또한 할로윈 주간은 10월 26일부터 11월 2일까지 8일간으로 정의하였습니다.


할로윈 주간 이태원 집계구의 24시간 합계 및 오후 10시 생활인구 (2017년-2022년)

위의 그림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간 할로윈 주간의 연구지역에 해당하는 집계구의 생활인구를 살펴본 결과입니다.

이때, 왼쪽 축은 해당일 24시간 동안의 생활인구 합을 나타낸 값이고 오른쪽 축은 해당일 오후 10시의 생활인구를 나타낸 값입니다. 여기에서 생활인구 수는 내국인, 단기체류 외국인, 장기체류 외국인을 모두 포함한 값입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음영처리 되었습니다.


24시간 동안의 생활인구를 단순히 더하는 것은 중복 집계가 된다는 점에서 정확한 값은 아니나, 해당일에 이태원을 방문한 인원의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2019년은 기지국 통신 오류로 인해 10월 15일~27일 데이터가 누락되어, 본 분석에서도 26일과 27일이 누락되어있습니다.


2017년에 가장 많은 인원이 모여 피크를 찍은 날은 27일 토요일, 2018년은 27일 토요일, 2019년은 1일 금요일, 2020년은 31일 토요일, 2021년은 31일 일요일, 2022년은 사고가 발생한 29일 토요일이었습니다.

다만, 2019년의 경우 전 주 26일 토요일이 1일보다 더 높은 수치였을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해당일의 데이터가 부재하여 이 점은 확인이 어렵습니다.

6년 간 동향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할로윈 주간 중 할로윈 이전 주 토요일이 가장 많은 생활인구 수를 보였습니다.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50만명 이상의 생활인구가 유지되었습니다.


코로나 유행 중인 2020년과 2021년에는 크게 감소했다가, 2022년에 크게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전체적인 동향은 앞서 대중교통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것과 비슷합니다.


한편, 6년 간의 생활인구 데이터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한 오후 10시의 데이터만 별도로 집계해 본 결과, 지난 6년 동안 가장 많은 생활인구를 보인 날은 61,734명이 모인 사고 당일 2022년 10월 29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5. 생활인구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사고 이전 30시간의 이태원 할로윈 통행 패턴 (2017년~2022년)


할로윈 이전 주 토요일 기준 30시간 생활인구 변화 (2017년-2022년)

할로윈 주간 중 할로윈 이전 주 토요일이 가장 많은 생활인구 수를 보였다는 점을 참고하여, 본 그래프에서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이태원 이전 주 토요일을 기준으로 30시간 동안의 생활인구를 집계하여 정리하였습니다. 본 생활인구 자료에서도 내국인과 단기체류외국인, 장기체류외국인이 모두 포함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금요일 저녁(그래프 왼쪽)에 점점 인구가 증가하다가 새벽(그래프 중간)이 되면 인구가 감소하였으며, 익일 오후(그래프 오른쪽)부터 다시 생활인구가 증가해 저녁에 최고점을 찍는 패턴을 보였음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2017년, 2018년에 높은 수치를 기록하다 2019년은 다소 감소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019년의 경우 장비고장으로 인해 누락된 데이터로 인해 할로윈 이후 토요일인 11월 2일 데이터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2019년은 단순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2020년2021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으로 인해 절대적인 인원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2021년의 경우 당시 영업시간 제한은 없었으나, 당시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중이어서 많은 경찰들이 방역 및 거리두기 동참 안내에 동원되어 20시를 기점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일반적으로 자정까지 인구가 줄곧 증가 혹은 유지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2022년은 전날인 금요일에는 2017년의 수치와 유사하게 나타나, 코로나 이전의 인원 규모를 회복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토요일 사고 당일에는 오후 4시부터 생활인구가 빠르게 증가하여 오후 9시와 오후 10시 사이 1시간 동안 61,523명으로 정점을 찍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10시 15분 경 압사사고가 발생하였고, 사고의 여파로 응급실로 이동하거나 귀가하는 인구가 늘면서 생활인구가 감소하였습니다.



6. 이렇게 많이 몰린다는 것을 알 수 없었을까?


이태원 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후, 현장통행 및 통행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경찰 측에서 이태원에 결집할 인원을 추산하는 데 실패하였다는 것이 지적되었습니다. 2021년의 할로윈 참석 규모는 10월 평균 이태원역 및 녹사평역 승하차인원의 2.4~2.97배에 달했음에도, 경찰은 2022년의 할로윈 참석 규모를 두 역 평균 승하차인원의 1.5~2배 규모에 해당할 것으로 추산하였습니다(서울용산경찰서 보도자료, 2022년 10월 27일, “안전하고 질서있는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위한 종합치안 대책 추진.”)


이에 전문가들은 안전사고 예방의 첫걸음인 인원 추산부터 틀렸으며, 이벤트 문화를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했습니다. 경찰은 실제로 이태원 일대에 137명에 불과한 인력을 배치했으며 이마저도 안전사고를 대비하고자 함이 아닌 불법촬영 및 마약 관련 단속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017년에는 설치했던 폴리스라인을 이번에는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한 할로윈 결집 규모를 추산할 때 활용 가능한 공공 데이터와 플랫폼이 이미 구축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나 경찰들이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비판 또한 제기되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실시간으로 특정 지점에 모여있는 인원의 밀집도를 알려주는 서비스인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놓고도 이를 안전 부문에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 플랫폼에 대한 정보는 아래 참고!)

https://kimhongsi.tistory.com/entry/%EC%A7%80%EA%B8%88-%ED%95%AB%ED%94%8C%EC%97%90%EB%8A%94-%EB%AA%87-%EB%AA%85%EC%9D%98-%EC%82%AC%EB%9E%8C%EC%9D%B4-%EB%AA%A8%EC%97%AC%EC%9E%88%EC%9D%84%EA%B9%8C-%EC%84%9C%EC%9A%B8%EC%8B%9C-%EC%8B%A4%EC%8B%9C%EA%B0%84-%EB%8F%84%EC%8B%9C%EB%8D%B0%EC%9D%B4%ED%84%B0


이에 당시 정부는 금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 부문에 유용하게 활용 가능한 공공데이터 선별·운용을 늘린다는 방침이라 밝혔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데이터들이 이태원에 많은 인원이 결집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었음에도, 안전을 위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점이 매우 아쉬운 대목입니다.



다음 분석에서는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이 어디에서 방문했을지, 그 출신지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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