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청사포 풍경
푸른 모래 청사포 마을 여행
3월의 청사포 풍경
3월은 시작하는 달이다. 1월 같은 3월의 첫 일요일 작은 항 청사포로 향했다. 며칠째 청사포마을과 신기마을의 가치를 찾아 푸른 모래 청사포를 톺아보는 중이다. 이번 청사포 마을 여행은 청사포마을과 신기마을의 가치를 찾아서 청사포 골목을 걸었다.
청사포는 달맞이언덕과 와우산 아래 비탈진 언덕으로 내려가는 청사포 항을 품은 작은 어촌마을이다. 청사포는 뱀 '사'를 모래 '사'로 바꾸어 '푸른 모래 청사포'로 청사포 마을과 신기마을을 이루고 있으며, 하루가 다르게 즐비한 횟집들이 카페로 변신 중이다. 청사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촌 풍경이었으나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다릿돌 전망대와 해운대블루라인파크가 들어오면서 관광객이 모여들고,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청사포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든다.
가수 최백호는 “달맞이 고개에서 바다로 무너지는 청사포”라고 노래했다. 청사포는 해운대의 인지도에 비해 덜 알려진 곳으로, 달맞이언덕을 지나 해송보도교 아래에 있는 가파른 언덕으로 내려가면 눈부신 바다가 펼쳐지는 감성 여행지다. 청사포는 자주 들리는 곳이다. 이번 청사포 마을 여행은 그냥 보고 먹고 마시는 여행이 아니라 마을의 가치를 찾아 나섰다.
청사포 여행의 시작은 감성마을버스 정류소에서 출발했다. 청사포는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 선정되어 2020년 조성된 감성마을 버스정류장은 부산시티투어 블루라인 버스와 해운대구 마을버스 2번 종점이다. 그곳에 푸른 모래 전시관을 마련하여 달맞이와 청사포의 옛 사진을 전시하고, 등대 모양의 전망대가 있어 감성샷 포토존으로 유명한 경승지가 되었다. 전망대에서 쌍둥이 등대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롱샷을 찍는다. 청사포를 다녀간 여행자라면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 한두 장쯤은 있을 터이다. 연인이나 친구, 가족들의 인생샷 포토존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주말의 청사포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다음은 청사포 어항 물양장으로 갔다. 청사포 어항 물양장은 수심이 4 ~ 5m, 소형선박들이 접안하는 간이부두다. 작은 어항 물양장에 쌍둥이 등대로 불리는 북방파제인 빨간 등대와 남방파제인 하얀 등대가 5초에 한 번씩 깜박인다. 빨간 등대에서 마주하는 달맞이언덕 중턱을 지나다니는 스카이캡슐은 청사포만의 풍경 일색이다. 쌍둥이 등대와 푸른 바다, 스카이캡슐과 낚시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청사포의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빨간 등대는 1959년 사라호 태풍 때, 하얀 등대는 2003년 태풍 매미 때 다시 만들었다. 하얀 등대는 현재 출입금지다.
등대를 보고 당산나무인 망부송으로 이동했다. 바다와 등대가 보이는 곳에 골매기 할머니 사당과 망부송이라 불리는 소나무가 있다. 골매기 할머니 사당과 망부송, 망부석은 김 씨 골매기 할머니의 전설과 관련이 있다. 청사포마을 보호수는 1980년 보호수로 지정이 된 수령이 300년 된 소나무로 수고가 1.5m, 둘레가 2.9m로 청사포마을 주민들이 관리를 한다. 청사포마을 김 씨 골매기할머니 당산제는 처음에는 1, 6, 9월 세 번을 지내다가 2011년부터 1년에 한 번 음력 1월 8일 당산제를 지낸다. 당산제를 모시게 된 연유는 300여 년 전 청사포가 생겨날 당시 아리따운 어부의 아내가 남편이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배가 파선되어 생사를 알 수 없음에도 그 남편이 돌아오리라 생각하고 매일 기다렸다고 한다. 지금의 망부송도 어부의 아내가 심은 것이라 전해진다. 그 뒤 어부의 아내(김 씨 할머니)가 망부석에서 바다를 보고 명을 다하자, 마을 사람들이 그 할머니의 정절을 기리기 위해 골매기할머니로 좌정시켰다고 한다.
당산나무 근처에 청사포마을 경로당이 자리하고 있다.
그다음은 청사서당터를 찾았다. 1910년~? 한학을 가르친 의숙기관으로 일본을 물리치기 위해 의연금을 모아 세워진 의숙기관의 터다. 지금은 새마을금고와 청사어촌계로 사용하고 있다.
청사서당에서 걸어 올라가면 블루라인파크 청사포역 정거장이다. 청사포역 정거장은 부산 ~ 울산 복선 전철화사업으로 해운대 우동 ~ 동부산 11.3Km 구간 철도운행을 중단하고, 동해남부선 미포 ~ 송정역 4.8 Km 폐선부지에 2020년 10월에 블루라인파크를 개통했다. 지금은 국제적인 관광코스로 자리 잡고 수많은 사람을 싣고 달리는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은 해운대관광특구의 매력을 더했다.
청사포역 정거장 가는 길 테크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청색지붕이 눈길을 끈다. 청사포의 이미지를 더해 지붕이 낡으면 청색 페인트로 덧칠을 한다.
청색지붕이 보이는 길을 지나 데크로 내려가면 청사포 공동우물이 남아 있다. 온 마을 사람들의 식수와 빨래터로 사용해도 물이 마르지 않았던 우물 안에는 지금도 맑은 물이 가득 차 있다.
청사포와 송정 사이에 다릿돌 전망대가 2017년 바다 한가운데 푸른 뱀을 상징하듯 개통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관광코스이자 추억의 사진을 남기는 장소로 유명해졌다.
다시 감성마을 버스정류장을 지나 손공장군비로 갔다. 걸신, 잡신의 우두머리로 삼아 손장군이라 칭하고 장승처럼 마을을 지켜주는 할아버지 역할을 하는 손장군비는 청사포마을 당산나무와 같은 날 당산제를 지낸다.
그 외 청사포가 널리 알려지면서 대형카페와 감성카페가 즐비하게 늘어나고, 소문난 청사포의 조개구이와 장어구이는 국제영화제를 찾은 영화인들에게 소개되면서 젊은이들의 SNS를 통해 여행자들이 늘어나자 해변에 줄지은 횟집들은 카페로 변신해 가는 중이다.
또 청사포를 걷다가 쉼이 필요할 때 북창화천 갤러리 창가에 앉아 창너머 교차로를 지나는 사람들과 바람에 흔들리는 미역 말리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교차로 위를 지나는 스카이캡슐과 해변열차가 시나브로 지나가는 풍경 또한 감성 여행의 극치다. 창가석에 앉아 멍 때리기에 안성맞춤인 북창화천에 오래 머물게 된다.
북창화천 갤러리와 연결된 짧고 좁은 벽화 골목을 걸어봤다. 그끝에서 길따라 올라가면 신기마을 경로당과 신기마을 보호수가 나온다. 신기마을 경로당은 마을회관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신기마을 보호수는 1980년 12월 8일 보호수로 지정된 소나무로 수령이 300년, 수고 15m로 신기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신기마을 보호수를 찾아 올라가는 길 중앙에 한방찻집이 문을 열었다. 젊은 연인들이 드문드문 드나드는 곳이다. 그곳은 해운대 신시가지가 들어오면서 장작불을 피워 한증막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한방찻집으로 소담하게 단장을 하고 여행자들의 쉼터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여기까지 푸른 모래 청사포 골목을 걸으면서 청사포의 특징들을 살펴봤다. 청사포는 작은 어촌 마을로 특산물 산모미역과 해풍에 견딘 쪽파가 유명해서 길 모퉁이 곳곳에 삼삼오오 쪽파를 다듬어 파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달리진 풍경은 몇 해 전만 해도 지붕이 낮은 민가와 돌담길, 보호수와 사당과 비석, 미역을 수확하는 어부들이 햇살이 잘 드는 곳곳에 미역을 말리던 청사포에 대형카페가 우후죽순 들어와 젊은이들의 발길을 재촉한다.
청사포마을과 신기마을 골목길을 걷고 마을의 가치를 찾아 나선 푸른 모래 청사포의 마을 여행은 먼 길을 떠나 오랜 시간 여행처럼 긴 여운이 남는다.
3월의 어느 날 다시 청사포를 방문해서 마른미역을 사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