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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유희

조성진

by stephanette

Seong-Jin Cho - Ravel: Jeux D'Eau, M.30


조성진의 물의 유희를 듣고 있다.
처음 몇 음만으로도, 생각이 사라지고 감정이 해체되는 듯한 기묘한 고요가 스며든다.


물방울은 튀어오르고 맺히고 다시 흘러간다.
마치 마음의 무게가 조용히 녹아 사라지는 것처럼.


물결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올라오는 순간,
그 투명한 울림이 내면을 한 번 비추고 지나간다.
어쩐지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느낌도 든다.


흔들림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표면의 모든 물방울을 감싸안을 만큼 깊으며,
한없이 투명하고,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가볍고

발랄하고

밝게 빛나는

그런 진정한 자기(Self)를 만나는 순간과 닮아 있다.


이 곡은 투명함의 중심을 향해 흐르는 음악이다.
편안한 순간을,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만날 수 있기를.



https://youtu.be/Z1QrFd7lNcU?si=ZZ1U0zvn4oiVXe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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