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싹 날려버리는 1차 탈출구는 자연이로다!
또 꽂혔다. 나는야 금사빠. 휴양림 사랑이 시작됐다. 두 번 다녀오니 이미 푹 빠져버렸다.
전국의 ‘국립’ 휴양림을 다 돌아볼 야심 찬 계획도 생겼다. 40년 차 깔끔 살림꾼 엄마 말에 의하면 공립, 사립보다 국립이 깨끗하다고 해서 괴산의 조령산, 양양 미천골 자연 휴양림을 다녀왔다. 두 번 경험해 보니, 휴양림은 다른 세상이었다. 세상과 단절된 깊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
자연에 정신 못 차려봤는가. 스위스 인터라켄을 갔을 때 대자연의 위대함을 기억한다. 16년 전 히말라야 갔을 때도, 산 밑에 나비 떼를 보고서 꿈속에서 볼 법한 광경으로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근데, 그런 위대한 자연을 말하는 게 아니다. 국뽕이 가득 차올라 한국만의 자연에 진심 감동한 거다.
목을 꺾어야 머리가 보이는 키다리 나무들. 그 사이에 갇혀있는데, 해방감은 말도 못 했다.
데크에 앉아 요리조리 고개를 돌리며, 숲을 돌아보다 음악을 틀었다. 워커홀릭이니까, 당연히 노트북을 챙겨간 거다. 산뜻한 하우스로 어깨를 들썩였다. '아.. 일해야 하는데' 15분 만에 얼른 해치워버리고 자연과 음악에 집중했다. 아니 심취했다. (남친이랑 와서 같이 춤추고 놀고 싶다^^ 근데 남친 없음)
금방 잠들 줄 알았다. 맨날 집에서는 묘르신이 아침마다 깨워 여기서는 좀 푹 자겠거니 했다. '기운이 안 맞나? 여기랑 나랑 안 맞나?' 기운 타령이 시작됐다. 난 뭔가 안 좋은 느낌이 있으면 깊이 느껴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주술사처럼. 근데 그것도 아니었다. 갑자기 불현듯 궁금했다. 숙소는 2층 독채라서 밑으로 멧돼지나 고라니가 지나가는 걸 보고 싶다는 뚱딴지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몸을 일으키려고 했는데 결국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냥 이불이 배겼던 것뿐이었다.
지금까지 다녀본 휴양림의 결정타.(겨우 2번인데 오버는..) 왜 점수가 높은지 알겠더라. 깊은 산새가 느껴지는 자연이 공기청정기 5만 대 아니 100만 대..? 아니지. 무공해 자연을 공기청정기 따위에 비교하면 안 되지!
금방 풍덩하고 싶은 맑은 계곡도 수영 금지 구역이라 참았을 뿐이다. 감탄의 연속. 일이고 뭐고 하나도 생각이 안 났다.
찐으로 쉬러 간 게 맞았다. 물멍, 산멍, 하늘멍이 하염없이 가능한 곳. 여기야말로 미래의 남친이랑 오고 싶었다. (외로운거 티 남?) 같이 간 엄마와 신나게 밤까지 수다 떨며 잘 놀았지만, 다음엔 남친이랑 오리라. (그러길 빈다)
비까지 와서 공기도 더 깨끗하고 운치가 있어 더없이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 명상과 요가를 하는데 몇 달간 자립하지 못했던 물구나무가 되었다. 물구나무를 성공시킨 미천골. 이건 내 수련 덕이 아니라, 미천골 덕으로 기억하고 싶다.
맑은 물소리, 쫀득한 삼겹살의 하모니.. 말해 뭐 하나. 귀찮은 사람은 밀키트 가져가서 먹음 되고, 나같이 365일 집밥 먹는 사람은 열정을 다해 싸가자.
여기서 삼겹살을 먹는 바람에 휴양림 여행에 대한 욕구가 또 생겼다. 일 스케줄이 아닌, 휴양림 스케줄부터 잡으려고 벌써부터 찜해두기까지, 역시 금사빠...
사실 휴양림에 확 꽂힌 이유는 이런 자연 속 독채 숙소로 3~5만 원이면 된다는 기적적인 비용 때문이었다. (엄마 찬스 30% 할인 적용) 가성비 숙소는 절대 못 참지. 평소엔 열심히 갓생 살다가 한 달에 딱 한 번 이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 오니 꽤 뿌듯했다. 절약도 하고, 놀러도 오고.
확실한 휴식이었다. 매일 6시에 일어나 하루 최소 13시간은 나에게 투자하자고 스스로에게 약속했기에. 본업을 하며,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업을 준비하며 매일 머리를 떼굴떼굴 굴렸으니, 숨통이 제법 트였을 거다. 앞으로 몇 년은 갓생 예약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쉬는 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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