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B. 토비아스 의 마스터 플롯
로널드 B. 토비아스가 던진 폭탄선언. 처음 들으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세상에는 수만 편의 영화가 있고, 수십만 권의 소설이 있는데 고작 20가지 플롯 이라고?
1970년대, 토비아스는 수백 편의 영화와 소설을 분석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겉보기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실제로는 같은 골격을 가지고 있었다.
『스타워즈』와 『반지의 제왕』. 완전히 다른 세계관이지만 둘 다 '탐험' 플롯이다.
『타이타닉』과 『노팅힐』.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둘 다 '사랑' 플롯이다.
『록키』와 『브레이킹 배드』. 장르는 다르지만 둘 다 '변신' 플롯이다.
그는 틀리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조지 폴티의 『36가지 드라마 상황』을 16가지나 줄여서 더 정확하게 만들었다. 플롯은 이야기의 DNA다. 겉모습은 달라도 인간의 내부 구조는 동일하다는 것.
이 20가지 플롯은 단순한 분류가 아니다. 인간 심리의 원형이다. 오늘, 그 20가지 플롯을 요약 정리 해보겠다.
핵심: 주인공이 무언가를 찾아 떠난다.
구조: 출발 → 여정 → 시련 → 발견 → 귀환
대표작:
『반지의 제왕』: 반지를 파괴하러 가는 여정
『그래비티』: 지구로 돌아가는 여정
『컨택트』: 외계 신호의 진실을 찾는 여정
핵심 질문: "무엇을 찾고 있는가? 그리고 왜?"
탐험 플롯의 비밀은 외적 목표와 내적 목표의 이중 구조에 있다.
프로도는 반지 파괴가 목표지만, 진짜 목표는 자신의 용기를 증명하는 것이다.
라이언 스톤은 지구 귀환이 목표지만, 진짜 목표는 삶의 의미를 되찾는 것이다.
핵심: 주인공이 위험한 상황에 빠진다.
구조: 평온 → 위기 → 탈출 시도 → 더 큰 위험 → 해결
대표작:
『다이하드』: 빌딩에 갇힌 경찰관의 탈출기
『쥬라기 공원』: 공룡 섬에서의 생존기
핵심 질문: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모험 플롯은 외부의 위협이 핵심이다. 하지만 위대한 모험 이야기는 외부 위협을 통해 내면의 강인함을 시험한다.
핵심: 누군가가 누군가를 쫓는다.
구조: 추적자 등장 → 도망 → 근접 → 위기 → 대결 → 해결
대표작:
『다크나이트』: 배트맨 vs 조커
『본 아이덴티티』: 제이슨 본을 쫓는 CIA
핵심 질문: "왜 쫓는가? 무엇을 위해 도망치는가?"
핵심: 주인공이 누군가를 구하러 간다.
구조: 위험 인지 → 구조 계획 → 시도 → 장애 → 성공 또는 실패
대표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 전우 구출 작전
『어바웃타임』: 아버지가 아들의 인생을 구하는 이야기
핵심 질문: "누구를 위해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핵심: 주인공이 감금 상태에서 벗어난다.
구조: 감금 → 탈출 계획 → 시도 → 발각 → 재시도 → 성공
대표작:
『쇼생크 탈출』: 감옥에서의 탈출
『그래비티』: 우주라는 감옥에서의 탈출
핵심: 주인공이 잘못에 대한 복수를 한다.
구조: 피해 → 복수 다짐 → 계획 → 실행 → 대가 → 해결
대표작:
『쓰리빌보드』: 딸의 죽음에 대한 어머니의 복수
『무간도』: 서로에 대한 복수의 순환
핵심 질문: "복수는 정의인가, 파멸인가?"
핵심: 주인공이 미스터리를 해결한다.
구조: 미스터리 제시 → 단서 수집 → 추론 → 잘못된 결론 → 진실 발견
대표작:
『다빈치코드』: 종교적 미스터리 해결
『셜록 홈즈』 시리즈
핵심: 두 주인공이 경쟁한다.
구조: 경쟁자 등장 → 초기 우세 → 역전 → 재역전 → 최종 결과
대표작:
『아마데우스』: 살리에리 vs 모차르트
『록키』: 록키 vs 아폴로 (내적으로는 록키 vs 자기 자신)
핵심: 약자가 강자에게 맞선다.
구조: 불리한 상황 → 도전 → 초기 실패 → 성장 → 재도전 → 결과
대표작:
『록키』: 삼류 복서의 도전
『다비드와 골리앗』: 모든 언더독 이야기의 원형
핵심: 주인공이 유혹에 빠진다.
구조: 평온 → 유혹 등장 → 저항 → 굴복 → 대가 → 교훈
대표작:
『브레이킹 배드』: 월터의 마약 제조 유혹
『대부』: 마이클의 권력 유혹
핵심: 주인공이 근본적으로 변화한다.
구조: 원래 모습 → 변화 계기 → 변화 과정 → 갈등 → 새로운 정체성
대표작:
『미녀와 야수』: 야수의 변신
『브레이킹 배드』: 화학 교사에서 마약왕으로
핵심: 외부 환경이 주인공을 변화시킨다.
구조: 평범한 상황 → 환경 변화 → 적응 시도 → 갈등 → 새로운 균형
대표작:
『캐스트 어웨이』: 무인도에서의 변화
『그래비티』: 우주 환경이 만든 변화
핵심: 주인공이 어른이 된다.
구조: 미숙함 → 시련 → 실패 → 학습 → 성장 → 성숙
대표작:
『어바웃타임』: 팀의 성숙 과정
『해리포터』 시리즈: 소년에서 성인으로
핵심: 주인공이 사랑을 얻거나 잃는다.
구조: 만남 → 끌림 → 장애물 → 시련 → 선택 → 결합 또는 이별
대표작:
『노팅힐』: 평범한 남자와 스타의 사랑
『타이타닉』: 계급을 뛰어넘는 사랑
핵심: 사회적으로 금지된 사랑.
구조: 사랑 → 금기 인식 → 갈등 → 선택의 기로 → 결과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 원수 집안의 사랑
『브로크백 마운틴』: 사회적 편견과 맞선 사랑
핵심: 주인공이 중요한 것을 포기한다.
구조: 딜레마 → 선택의 압박 → 고뇌 → 희생 → 결과
대표작:
『그래비티』: 맷의 자기희생
『타이타닉』: 잭의 희생
핵심: 주인공이 중요한 진실을 발견한다.
구조: 의문 → 조사 → 단서 → 진실 접근 → 발견 → 여파
대표작:
『컨택트』: 외계 문명의 발견
『다빈치코드』: 종교적 진실의 발견
핵심: 주인공이 탐욕으로 인해 몰락한다.
구조: 욕망 → 성공 → 탐욕 → 과잉 → 몰락
대표작: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욕망의 과잉
『대부』: 권력의 독
핵심: 주인공이 높은 지위에 오른다.
구조: 낮은 지위 → 기회 → 노력 → 성공 → 새로운 책임
대표작:
『대부』: 마이클의 권력 승계
『왕좌의 게임』: 권력 쟁탈전
핵심: 주인공이 몰락한다.
구조: 높은 지위 → 실수 → 위기 → 몰락 → 교훈
대표작:
『브레이킹 배드』: 월터의 몰락
『맥베스』: 권력에 의한 파멸
"잠깐, 그럼 복잡한 이야기들은 어떻게 설명하지?"
훌륭한 질문이다. 『왕좌의 게임』은? 『대부』는? 『브레이킹 배드』는?
답은 간단하다. 플롯의 조합.
『브레이킹 배드』를 분석해보자:
변신 플롯: 화학 교사 → 마약왕
비참한 과잉: 탐욕으로 인한 몰락
하강 플롯: 가족의 가장 → 범죄자
하나의 이야기에 여러 플롯이 겹쳐있는 것이다.
『대부』는 어떨까:
상승 플롯: 마이클의 권력 승계
변신 플롯: 선량한 아들 → 냉혹한 보스
비극적 과잉: 권력의 독
가장 위대한 이야기들은 여러 플롯을 교묘하게 엮어낸 결과다.
20년간 시나리오를 쓰며 본 작가들의 공통된 실수:
"나는 독창적인 이야기를 쓸 거야!"
하지만 결국 20가지 중 하나에 해당한다. 플롯을 모르면 헤매기만 한다.
"더 복잡할수록 좋겠지?"
아니다. 플롯은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 잘 어울릴수록 좋은 것이다.
"플롯만 있으면 되겠네!"
플롯은 뼈대일 뿐이다. 살을 붙이는 건 캐릭터와 테마다.
그렇다면 어떤 플롯을 선택해야 할까?
록키의 장애: 자존감 부족, 사회적 약자 록키의 초목표: 자신의 가치 증명 최적 플롯: 언더독 + 변신
라이언 스톤의 장애: 상실감, 삶의 의미 상실 라이언의 초목표: 삶으로의 복귀 최적 플롯: 탈출 + 변모
응원 가능한 플롯들: 탐험, 언더독, 구조, 성숙, 사랑 응원하기 어려운 플롯들: 복수, 비참한 과잉, 하강
물론 훌륭한 작가는 응원하기 어려운 주인공도 매력적으로 만든다. 『브레이킹 배드』의 월터처럼.
로맨스: 사랑, 금지된 사랑, 희생 액션: 추적, 모험, 구조, 복수 드라마: 성숙, 변신, 발견, 희생 스릴러: 탈출, 수수께끼, 추적
"이 이야기는 ___가 ___를 위해 ___하는 이야기다."
예시:
록키: "삼류 복서가 자존감 회복을 위해 챔피언에게 도전하는 이야기"
그래비티: "우주비행사가 생존을 위해 지구로 돌아가려는 이야기"
선택한 플롯의 전형적 구조와 내 이야기를 비교해보라. 빠진 단계는 없는가? 불필요한 단계는 없는가?
메인 플롯에 어울리는 서브플롯을 선택하라. 조화가 중요하다.
토비아스의 20가지 플롯은 훌륭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서구적 관점이 강하다. 동양의 '순환적 시간관'이나 '집단주의적 가치'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1970년대 분석이다. 현대의 '안티히어로', '오픈 엔딩', '메타 내러티브' 등은 고려되지 않았다.
슈퍼히어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사이버펑크 등 새로운 장르들은 기존 플롯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래도 80%는 맞다. 그리고 그 80%만 제대로 이해해도 훌륭한 이야기를 쓸 수 있다.
20가지 플롯과 각각의 구조를 암기하라. 도구를 알아야 사용할 수 있다.
각 플롯의 대표작을 보고, 어떻게 구조가 작동하는지 분석하라.
고전적 플롯을 현대적 소재와 감성으로 재해석하라.
여러 플롯을 섞어보라. 단, 무작정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음악에는 12개의 음이 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그 12개 음으로 바흐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만들었고, 비틀즈는 『헤이 쥬드』를 만들었고, 모차르트는 『레퀴엠』을 만들었다. 같은 음이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의 음악이다.
플롯도 마찬가지다. 20가지 기본 플롯으로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건 플롯 자체가 아니라, 그 플롯을 어떻게 변주하느냐다. 로널드 B. 토비아스는 우리에게 악보를 줬다. 이제 우리가 연주할 차례다. 당신의 주인공은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는가? 어떤 초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은 20가지 플롯 중 어디에 해당하는가?
답을 찾았다면, 이제 쓸 준비가 된 것이다. 음계를 알았으니 이제 음악을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