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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바다 Dec 16. 2019

『그림책 이야기』 엄마 셋 도시락 셋

그림책 서평 | 국지승 글그림 | 책읽는곰 | 2019년 03월 15일



                                                                                                                                                                         


봄입니다. 메마른 가지에 노란 개나리가 피고 분홍 진달래가 손짓합니다. 꽉 다물어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목련 꽃망울이 스르르 열리며 봄의 향기가 풍깁니다. 이윽고 벚나무에 올망졸망 벚꽃이 피면 나도 모르게 “아!” 하고 탄성이 흘러나옵니다. 매년 봄이 올 때마다 우리는 감탄합니다. 


엄마 셋 도시락 셋』의 표지에는 이 아름다운 봄을 가까이에 두고도 보지 못하는 세 엄마가 보입니다. 출근 시간에 늦었는지 연신 손목시계를 보며 아파트를 나서는 엄마, 아기를 등에 업고 베란다에 이불을 너는 엄마, 창밖을 응시하지만 잠이 덜 깬 얼굴로 커피잔을 든 엄마. 세 엄마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쁜 엄마의 모습입니다. 엄마들은 미처 보지 못했지만 바깥에는 분홍 꽃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봄이 코앞에 와있는데 엄마들은 아직 모릅니다. 


표지를 넘기면 벚꽃을 닮은 꽃분홍색 속지가 보입니다. 책장을 ‘차라락’ 넘기면 꽃잎이 살포시 떨어질 것만 같습니다. 샛별 유치원 아이들이 봄 소풍을 가는 날 아침, 바쁘게 도시락을 준비하는 엄마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 전에 김밥을 싸는 엄마, 밤새 작업을 하고 늦잠을 자서 김밥을 사러 뛰어가는 엄마, 막내를 둘러업고 두 아이 등원 준비를 하는 엄마.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바쁜 아침 모습입니다. 


유치원에서 등원 지도를 하다 보면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 특히 엄마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서둘러 출근하느라 정신없기도 하고, 동생을 안거나 아기 띠에 메고 함께 등원하기도 합니다. 엄마와 조금 더 함께하고 싶어서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이와 오늘 일찍 데리러 오기로 약속하고 유치원으로 들여보내는, 지쳐있고 피곤하지만 웃는 엄마들을 보노라면 짠한 마음이 듭니다. 


『엄마 셋 도시락 셋』은 그런 엄마들에게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어머, 이건 딱 우리 집 모습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회사와 집에서 각자 최선을 다해 일하지만 항상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부족한 것 같은 엄마들의 마음을 토닥토닥 다독여줍니다. 


샛별 유치원 친구들은 봄꽃이 만발한 동산으로 봄 소풍을 갔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방긋 웃음이 한가득입니다. 엄마들이 좋은 것을 보면 항상 아이들을 생각하듯 아이들도 마찬가지랍니다. 예쁜 봄꽃을 보며 엄마를 생각했지요. 엄마에게 선물로 줄 예쁜 봄꽃을 빈 도시락 통에 담으며 아이는 얼마나 뿌듯했을까요? 


책을 덮고 나니 얼굴에 가득 미소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창밖을 내다보니 정말 꽃이 피기 시작했네요. 봄이 왔습니다!  


*엄마 셋 도시락 셋 그림책 서평은 2019년 5월 '아침독서운동 - 월간 그림책' 에 직접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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