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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파리쓰 Apr 24. 2022

공무원 시험이랑 면접은 어떻게 합격했어?

면접 탈락 경험자의 합격 뽀개기




2년 반



  9급 지방직 공무원 최종 합격까지 걸린 시간이다. 내가 한참 공무원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기본기가 적당히 있고 가능성 있는 보통사람(하루 종일 공부에만 몰두 가한 사람)의 수험기간을 '2년' 정도로 보았다. 요즘 분위기는 어떤지 검색을 해보니 준비기간을 길게 잡아야 2년이고 기본적으로는 1년을 공부기간으로 잡는다고 하는 것 같다.


  1년이든 2년이든 목표 달성을 위해 각고의 노력 끝에 '필기시험 합격'이라는 달콤함을 이제 막 느껴보려 하는데, 어림없다는 듯 재빨리 '면접'이라는 더 큰 산이 다가와 우리의 행복을 가로막는다.


  '아 인생은 고통연속이구나.'라는 것을 느끼며 바로 '공무원 면접', '공무원 면접 질문' 등을 폭풍 검색하며 면접스터디를 하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 공무원을 준비하는 공시생들도 전의 나와 같은 과정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그때의 경험을 나눠보려고 한다.


※ 공부방법에 따른 성과에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참고와 재미로만 봐주십시오.
※ 특정 직업을 과시하거나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 전 세계 79억 명 인구 중 한 명의 개인적 경험에 의존한 내용이므로 절대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 합리적인 비판과 지적은 겸허히 수용합니다.
※ 읽는 분들의 공감과 응원, 건전한 표현과 토론은 필자에게 큰 힘이 되기에 언제나 환영합니다.






6번의 필기시험과 1번의 면접 탈락


  약 2년 반의 시간 동안 나에게는 6번의 필기시험과 2번의 면접 기회가 있었다. 보통의 수험생 합격 루트가 비슷할 수도 있는데 나의 경우 첫 번째 시험은 분위기 파악(?)용, 두세 번째 시험은 감을 익히면서 동시에 이론은 아는 것 같은데 잘 올라가지 않는 점수에 대한 의문과 절망 느끼는 단계, 나머지 시험은 커트라인에 근접했다는 희망과 안타까움, 필기 합격의 기쁨과 최종 탈락의 좌절의 루트를 지나 마침내 최종 합격이라는 쾌거를 이뤄낼 수 있었다.


  합격하 전에는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는 것은 공무원 시험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공직에 들어와서도 막상 기대했던 웰빙은 거의 없다 보니 한국인의 삶이란 항상 뜨겁고 치열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필기시험 준비



1. 기본서


  수험생활의 가장 기본일 것이다. 너무 뻔한 말이지만 기본서 한 권이 가장 중요하다. 합격수기에도 보면 기본서 여러 권을 보았다고도 하고, 주변 공시생들도 책 여러 권을 보는 것 같으니 당장 나도 봐야 할 것 같은 마음은 들었지만 그런 마음에서 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기본서의 내용은 출판사마다 거의 비슷하다.(지엽적인 내용 제외) 나의 경우 기본서를 완벽하게 끝냈다고 생각할 때쯤 다른 책을 보았는데,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서점에서 책을 쭉 훑어보고 참고할 내용이 많은 경우 한 두권 정도 더 사서 보았다.


  기본서를 가지고 학원 실강과 동강을 계속 반복했다. 회독수가 늘어날수록 1회독을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도록 노력했다. 지금 기억으로 한 8~10개월 차 정도 되니 거의 모든 과목의 기본서를 이해하고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이론을 제풀이 과정에 대입하려니 성과가 잘 나지 않았다.



2. 문제집, 학원에서 주는 출력물과 요점정리


  학원에서 나눠주는 출력물은 종류가 여러 가지이다. 과목 요약을 해서 주거나 책에 없는 내용, 응용문제, 기출문제 등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이론을 마치고 기본서 회독과 함께 출력물도 계속 보면서 공부했다.


  요점정리 겸 미니노트도 만들었는데 외워야 하는 것들은 작은 노트에 정리해서 학원 이동할 때나 밥 먹을 때와 같은 비는 시간 중간중간 활용했다. 서브노트도 만들어 어느 정도 공부가 된 다음에 서브노트만 보고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과목마다 링 바인더 노트를 만들어 코넬노트식으로 정리하고 여백을 넉넉히 둬 포스트잇으로 필요한 내용을 계속 추가했다.


  문제풀이는 그냥 꾀부리지 않고 충실히 풀었다. 여러 번 풀 예정이었기에 문제는 이면지 같은 종이에 풀었고 자주 틀리는 문제, 모르는 문제, 찍어서 맞춘 문제, 애매하게 느껴지는 문제를 표시해서 그 부분을 더 주의 깊게 풀었다. 문제풀이 전에는 이론을 실전에 대입하기가 힘들고 실력 발휘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답답했는데 문제풀이가 익숙해지니 이 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나중에는 자주 틀리는 문제를 위해 오답노트도 만들었다. 반복하다 보면 문제가 외워지기도 해 다른 문제집과 번갈아가면서 풀거나 단원을 섞어서 푸는 문제 순서가 달라지게 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집중이 잘 되지 않아 같은 문제집을 한 권 더 사서 책에 직접 풀어 변화를 주기도 했다.



3. 기출문제


  기출문제는 내가 목표하는 기관 외 지역이나 직렬의 기출문제, 연구사 문제 등을 풀었다. 공무원 시험은 문제은행식의 기출 형태가 아니기에 기출문제를 외운다기보다는 그 안에 내가 잘 모르는 개념과 출제경향을 익히고 기출문제를 푸는 것으로 문제풀이 요령을 습득했다.



4. 모의고사


  학원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는 실제 시험시간대로 연습해 습관을 체화하기 위해 꾸준히 봤다. 오엠알카드도 용지에 출력해서 실제로 하는 것처럼 연습했다.



5.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은 힘들이지 않고 공부할 수 있어 편했지만 지엽적인 문제가 기출 되어 틀릴까 봐 오히려 그러한 부분이 많이 걱정되었다. 회독 시 정독과 속독을 번갈아 가면서 공부했고 내가 너무 잘 아는 과목이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제대로 보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것 같아 유심히 살폈다. 매너리즘에 빠질 때쯤에는 빈 종이에 목차를 쭉 적고 책 없이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복기해 적어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는 공부를 했다. 지엽적인 부분은 기본서만으로는 맞출 수가 없기에 큰 서점에 가서 책을 보며 참고하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보기도 했다.



6. 가산점(지금도 적용하는지 모르겠다.)


  직렬에 따라 자격증 여부에 따른 가산점을 얻을 수도 있다. 공부가 어려운 자격증이 아니라면 공부 중간중간 환기할 겸 취득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7. 스터디그룹


  나의 경우 스터디는 당연히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모의고사 점수가 비슷한 동성으로만 조원을 구성했다. 열심히 하는 사람끼리 해야 서로 힘을 얻는다. 단체 카카오톡방을 운영하며 모르는 것을 질문하고 답변하기도 했다. 스터디는 공부 내용이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공부습관과 마음잡기, 외로운 싸움 속에서 같은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동료의식 같은 것이 사회와 단절되지 않고 수험생활을 긍정적으로 지속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공시생의 적, 우울감


  첫 번째 필기시험에 합격 하기까지는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시험을 한 번 보고 나면 마음이 흔들리고 멘털을 잡기가 어려웠다. 수험생활 중반까지는 공부하면서도 마음을 잡지 못해 구직사이트를 뒤져보기도 하고 면접까지 보기도 했다.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에 공부계획도 너무 빡빡해 계획을 세울 때도 스트레스, 계획을 못 지키니 또 스트레스였다. 그럴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합격수기를 보며 힘을 얻었고 합격 후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너무 공부가 안될 때에는 굳이 붙잡고 있지 않고 카페에 가서 음료도 마시고, 핸드폰으로 딴짓도 하고 휴식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친구도 거의 만나지 않았다. 사회인인 친구들과 수험생인 나는 관심사나 관점이 달랐기에 만나기가 부담스러웠다. 내가 정말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구 정도만 가끔 만났다. 수험생활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모든 과정을 나 혼자 이뤄내는 것은 아니다. 승리를 위해서 주변의 도움이 때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고 누군가가 필요하면 나를 위해 만났다.


  면접시험에 탈락했을 때에도 굉장한 우울감이 찾아온다. 그럴 때는 다들 비등비등 괜찮은 지원자들이기에 내가 너무 못해서 면접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 나보다 다른 지원자가 공무원에 더 적합한 인재상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가 떨어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합격한 사람이 대단히 눈에 띄는 인재라 놓치면 안 되기에 면접관들이 뽑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공무원에 적합한 사람을 뽑는 것. 그것이 포인트라고 생각하면 마음잡기가 조금 더 수월할 것이다.






면접 준비



1.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나의 경우 이미 사회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렵지 않았다. 사실 자기소개서의 내용은 다들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글을 잘 쓰는지 못쓰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나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고 내가 공무원에 적합한 인재인지, 내 서류를 보고 나에게 질문할만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질문받고 싶고 자신 있게 대답해 내가 공무원에 적합한 인재임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간단하면서도 강조해 표현했고, 질문받지 않아도 되는 부분은 일부러 자세하게 작성했다.



2. 면접 특강과 예상 질문


  면접도 필기처럼 강의가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강사님의 강의를 보며 공무원의 입장에서,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입장에서 의식하고 있어야 할 습관을 배울 수 있었다. 면접 기출문제, 시사상식, 현재 이슈 등의 자료를 모으고 예상 질문에 대한 대답을 빠짐없이 준비했다.



3. 말하는 연습


  내가 첫 번째 면접에서 떨어지고 강하게 느꼈던 것이 있다. 자신 있고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을 좋아한다기보다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겸손하고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사람을 더 호감 있어한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 면접에서는 정말 나 스스로 놀랄 정도로 긴장하지 않았었다. 질문도 예상 질문 범위 안에서 모두 나왔기 막힘없이 술술, 당당하게 이야기해 사실 이렇게 자신 있는 내가 면접에 탈락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확인한 성적도 커트라인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에 필기시험 준비를 다시 시작하기까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면접에서 떨어지고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필기시험에 합격하니 어쩌면 저절로 겸손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면접은 이를 갈고 준비했다. 겸손하게 이야기하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내가 많이 긴장했지만 성실하게 답변하고 있다'라는 것을 면접관들에게 어필했고, 예상 질문이 나왔더라도 기다렸다는 듯이 이야기하기보다는 잠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 신중해 보이도록 노력했다. 나의 이런 노력이 엿보였을까 결과는 최종 합격이었다.






공직에서 만나요


  이 길고 지루한 글은 수험생이 아니라면 다 읽어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 희미한 기억에 의존한 글쓰기라 나의 공시생 시절의 노력을 모두 녹여내지는 못했다고 생각하기에 수고스러움을 감당하고 끝까지 읽어준 공시생들에게는 알맹이 없는 껍데기를 건넨 것이 아닌가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렇지만 최대한 진솔하게 써 내렸다.


  이 순간에도 불확실함을 안고 열심히 살아가는 공시생들에게 나의 글이 위로될 수는 없겠지만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될 수밖에 없는 것이 공무원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이 아무리 높아봐야 이는 허수일뿐이고, 실제로는 상위권 몇몇 간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중 한 명이 내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나도 해냈으니까.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느려도 괜찮다. 터널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어서 터널을 건너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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