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저는 셜록과 많이 대화했고 서로 여러 번 삐지고 토라졌습니다. 서로 맞춰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죠. 저는 잔정 많고 사람을 잃는 것에 대해 되게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지만 오히려 셜록에게는 모질게 대했던 거 같아요. 설록둥절. 그 착한 애가 그걸 다 받아줬답니다. 결국에는 셜록은 제게 정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변명의 여지는 없습니다. 관계의 절반은 제 잘못이니까요. 햇수로 5년을 앓게되는 사랑일 줄 알았다면, 저는 좀 더 성숙해지고 용기를 많이 낼 수 있었을까요. 반면에는 셜록은 어른이고, 어른답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만큼 본인의 방식으로 감정표현 했던 거 같습니다. 저도 애처럼 굴진 않았지만 감정처리는 3~4살 많은 셜록이 더 잘할 수 밖에 없었겠죠. 저희의 관계는 이 두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어요. 셜록은 불안정한 나를 사랑하지 못하지만 존중해서 불안한 나를 부둥켜 안았고 저는 새로 뜨인 눈, 감정에 눈에 봬는 게 없지만 사랑이 너무 달콤해서 그리고 셜록이 소중해서 후회할 결정을 하고 싶지 않았던 상태였어요. 그리고 가장 후회할 사람은 접니다. 이렇게 미련뚝뚝이잖아요...ㅎㅎㅎ
셜: I respect you.
나: I won't regret I like you ever.
미국인 히피 셜록과 한국인 유교걸인 저는 정치, 종교, 사회, 문화적으로 맞는 게 없었습니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추억으로 묻어두는 것이 맞을 정도로 맞잡은 두 손 놓기가 쉽겠더라고요. 그게 눈에 선하더라고요. 그리고 셜록과 저는, 저희는 같이 미래를 꿈꿀 만큼의 경제적 여력이 없었습니다. 서로 이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했었구요. 둘 다 서울 살이에 지쳐서ㅋㅋㅋ 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웃고 넘겼어요. 시간 텀이 긴 이야기라 정보값이 부족했네요. 네, 셜록은 A 도시에서 서울로 이사를 왔답니다.
이렇게 셜록과 저의 국제연애 실패기가 끝이 납니다. 하하하.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농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