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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의 퍼포먼스 마케팅 도전기

호텔관광경영학과 전공자, 퍼포먼스 마케터가 되기까지

by 하도리

[작가 소개]

- 서울에 있는 한 대학교의 호텔관광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 광고대행사에서 약 3년간 퍼포먼스 마케팅 일을 했습니다.


[다음의 순서로 글을 작성합니다.]

- 퍼포먼스 마케터에게 전공은 중요할까?

- 관광을 전공했지만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 퍼포먼스 마케팅을 선택한 과정

- 비전공자가 마케팅 직무로 전환할 때 고려해야 할 점




퍼포먼스 마케터에게 전공은 중요할까?

누군가 이 질문을 하면 당당하게 "No!"라고 말하고 싶다. 마케팅은 특정 전공이 필수적인 분야가 아니며, 누구든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호텔관광경영학을 전공했다. 주변을 보면 미디어 관련 학과뿐만 아니라 상경계열, 어문계열은 물론이고, 식품영양학과, 행정학과 등 다양한 전공 출신들이 퍼포먼스 마케터로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다양한 전공자들이 쉽게 진입할 수 있다는 점도 내가 이 분야를 선택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

하지만 단순히 진입이 쉬워 보인다는 이유로 선택하는 것은 경솔할 수 있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고 싶은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관광을 전공했지만 퍼포먼스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나의 경우 대학 시절 관광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마케팅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었다.

오프라인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행사를 기획했고, 온라인에서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행사 내용을 홍보했다. 관광학을 전공했으니 오프라인 기획에 더 흥미를 느낄 법도 했지만, 실제로는 블로그의 "통계" 버튼을 눌러 조회수가 늘어나는 걸 보는 게 더 재미있었다.

어떤 키워드로 유입되는지, 방문자의 성별과 연령대는 어떤지 분석하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내 콘텐츠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조회수, 댓글, 좋아요 등)을 보며 성취감을 느꼈다. 관광객 만족도를 측정하려면 설문조사가 필요하지만, 퍼포먼스 마케팅은 데이터를 통해 즉각적인 성과를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결론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 & 그에 따른 성취감이 이 직무를 선택한 계기였던 것 같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선택한 과정

하지만 처음부터 퍼포먼스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관광업은 국내외 정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불안정하다는 고민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접한 후, 국내 여행상품 개발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면서 관광산업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았다.

이후 막연하게 취업을 준비하며 영업관리 직군 위주로 지원했지만, 서류 합격 후 면접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한 면접관에게는 "이 직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제서야 단순히 취업을 목표로 하기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취업을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때 "하기 싫은 일을 하나씩 소거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회계(돈 계산)도, 인사(사람 관리)도 하고 싶지 않았다. 기획은 신입을 잘 뽑지 않았고, 남은 건 마케팅뿐이었다.

하지만 마케팅 취업 시장은 치열했고, 나는 공모전 하나 제대로 참여한 적이 없었다. 그러던 중 "커피챗"이라는 현직자 전화상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고, 그 계기로 국비 지원 마케팅 교육을 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2개월 동안 '도와세움'이라는 마케팅 교육을 들으며 주요 광고 매체를 배우고 직접 운영해보았다. 사실 엄청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해볼 만하다고 느꼈다. 현실적으로 100% 잘 맞는 직무는 없다고 생각했고, 교육을 수료한 후 광고대행사에 취업하며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비전공자가 마케팅 직무로 전환할 때 고려해야 할 점

경영학과나 미디어학과 출신들은 전공 관련 질문을 많이 받지 않겠지만, 나는 면접을 볼 때마다 전공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심지어 광고대행사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학과인데 왜 마케팅을?"이라는 질문을 계속 받았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매력은 검색광고(네이버)나 디스플레이 광고(인스타그램 등)를 활용해 고객을 최접점에서 만나고, 설치나 구매 등 기업의 주요 KPI 달성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또한, 어떤 매체에 얼마의 예산을 배분할지, 어떤 소재를 기획할지, 타겟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지는 점도 흥미로웠다.

다만 유명 기업의 마케팅 직무는 채용 TO가 적어 진입이 어렵다. 마케팅 경험이 전혀 없다면 공모전, 대외활동, 국비 교육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다시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간다면, 직접 SNS(인스타그램, 유튜브 등)를 운영해보며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분석해볼 것 같다.


마무리하며

이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내가 애정을 갖고 선택한 전공이었지만 관광업을 포기한 순간부터 오히려 마이너스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퍼포먼스 마케터로 3년을 일했음에도 면접에서는 여전히 전공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나는 "그건 고등학생 때의 선택이고, 지금은 다르다!"라고 외치고 싶지만,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대학과 전공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전공이든 본인의 성향과 경험을 잘 연결해 어필하는 것이다. 아주 작은 활동이라도 퍼포먼스 마케팅과 연관되는 요소가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강조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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