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적 모솔과 타율적 모솔에 대하여
부정문에는 '안'부정문과 '못'부정문이 있다. '안'부정문은 의지의 부정이고, '못'부정문은 능력의 부족이다. 학창시절에 공부를 못한 학생이란 공부를 할 의지가 있었지만 머리가 나빠서 학업 성적이 좋지 않았거나, 가정 환경이 불우하여 공부를 할 수 없었던 학생을 의미하고, 공부를 안 한 학생이란 그냥 노는 게 좋아서 자의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을 의미한다.
모태솔로에도 마찬가지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 연애를 '안'한 자율적 모태솔로가 있고, 연애를 '못'한 타율적 모태솔로가 있다. 자율적 모태솔로는 연애를 하기에 충분한 성적 매력을 가졌으나 이성에게 관심이 없거나 커리어, 취미활동 등에 몰두하느라 연애를 안한 사람을, 타율적 모태솔로는 연애를 하고 싶었지만 못생기거나 돈이 없거나 사회성이 떨어져서 하지 못한 사람을 말한다.
이 글에서는 타율적 모태솔로에 대해서만 말할 것이다. 자율적 모태솔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삶은 행복하려고 사는 것이다. 누군가는 돈을, 누군가는 명예를, 누군가는 인간관계를 위해 살아가지만 결국에 모두가 바라는 건 행복이다. 돈을 위해 살아가는 이들은 돈이 많아야 행복해진다 믿고, 명예를 위해 살아가는 이들은 남들이 나를 우러러봐야 행복해진다고 믿는 것일 뿐이다. 각자가 정의하는 행복의 양상이 다를 뿐 행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같다.
그래서 자율적 모태솔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연애를 하려면 할 수 있는데 안하는 사람들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연애보다 취미 생활에 몰두하거나 커리어를 쌓거나 강아지랑 노는 게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들은 나름대로 행복할 것이다. 나중에 연애가 하고 싶어지더라도 아무 문제없다. 그냥 하면 된다. 그들은 연애를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타율적 모태솔로는 다르다. 그들은 연애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성과 함께 할 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연애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불행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타율적 모태솔로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 모태솔로들이 연애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연애를 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