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 이윤호 Jan 20. 2023

당신은 엠지(MZ)세대인가요?

이 말에 20대인 나는 뭐라고 답해야 할까?


"MZ세대는 맞는데, MZ는 아니에요."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MZ세대의 정의와 MZ의 기원"


MZ세대는 밀레니얼(Millenials) 세대와 Z(generation Z) 세대를 하나로 묶어 부르는 용어다.


밀레니얼 세대: 1980년대 초와 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트렌드 MZ 2019 기준 - 1982~2004)

특징으로는 직업난과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내일보다는 현재의 가치를 더 중요시한다.


Z세대: 1995년 이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트렌드 MZ 2019 기준 - 1995~2004), 혹은 그 이후까지로 끝을 어디로 정할지는 이견이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성장하면서 스마트폰을 접했다면 Z세대는 태어나자부터 스마트폰이 있었다. 그래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방식, 물건의 가치를 매기고 소비하는 방식, 정보를 검색하는 방식이 기존의 사람들과 다르기에 신인류라고 규정하며 X,Y세대 다음의 Z세대라고 구분한 것이다.


사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구분하는 나라는 있지만 그 두개를 합친 MZ세대라는 말은 대한민국에만 있다고 한다. 이 말이 언제 처음 시작되었는지 그 기원을 알아보면 2018년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발간한 책 '트렌드 MZ 2019'에서 마케팅을 위한 목적으로 MZ세대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등장했다. MZ의 기원은 마케팅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후, 선거에서 1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상당히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MZ세대는 정치인들에게 아주 중요한 열쇠였을 것이다. 그래서 MZ세대의 표를 얻고자 그 많은 나이대를 한꺼번에 MZ세대로 칭하고 복지정책을 약속하면서 정착화되기 시작했고, 뉴스에서도 MZ, SNS에서도 MZ, 예능에서도 MZ하다가 MZ라는 단어가 고착화된 것이다.    



"그렇다면 MZ세대는 MZ를 어떻게 생각할까?"


실제로 MZ세대는 MZ한지 알아보는 인터뷰와 언론에서 말하는 'MZ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인 이영지님의 라디오스타에서의 발언을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1. MZ 뷰 1. MZ가 생각하는 MZ세대(by 스토리오브 서울 in Youtube)


Q.  MZ세대를 어떻게 바라봐줬으면 좋겠나요?

A 1. 뭉뚱그려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요.

A 2. 사람으로요. 영어와 숫자로 이름을 붙이지 말고요. 그냥 동등한 사람이구나. 개인을 바라봐주려고 했으면 좋겠어요. MZ세대를 어떻게 보려고 한다기보다는

A 3. 알아가려고 그런 용어를 만들고 분석하고 해체하고 이런 것은 좋지만 "MZ세대는 이렇지 않냐"는 고정관념 같은 것도 생겨버려서 

A 4. 같은 MZ 세대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 서울에 사는 MZ세대와  다른 지역의 MZ세대는 분명 요구가 다를 거고 더 이렇게 세분화해서 각각의 사정을 들여다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A 5. 전 그냥 동료 시민, 가르치거나 분석하거나 평가하거나 그런 대상이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봐줬으면 좋겠어요.


2. 이영지님의 라디오스타에서의 발언


Q. MZ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부담감은 없는지?

A. 조금... 진절머리 나는 태세가 뭐냐하면, MZ세대는 알파벳 계보를 이어가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이 아닐까... 왜냐하면 MZ세대들은 본인들이 MZ세대라는 걸 전혀모르거든요.


보면 알겠지만, MZ세대는 MZ라는 용어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리서치가 2022년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여론 조사 결과

MZ세대의 범위를 어떻게 생각햐나는 질문에 16~31세라고 답했고

Z세대 중 61%는 밀레니얼 세대와 같은 그룹으로 묶는 것이 이상하다고 답했다.


즉, 사회가 정의한 개념적 MZ세대와 실제 사회가 인식하는 MZ세대에는 이미 엄청난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존재하는 단어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생각을 온전히 담을 수 없게 된 것이다.(원래 이러면 새로운 단어가 생겨나야하지만, MZ로 퉁치고 있다.) 정작 MZ세대를 표현한다는 MZ라는 말은 최근에 와서 '요즘 MZ 신입', '요즘 MZ 면접'으로 MZ세대를 전체적으로 비아냥대는 어투로 사용되고 있으며 SNL의 MZ 오피스를 통해 풍자의 대상이 되면서 'MZ세대인 나는 저렇지 않은데' 라는 생각은 MZ세대마저 MZ를 혐오하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도 환호받지 못하는 MZ세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용어일까?


"그렇다면 MZ세대라는 말은 왜 고착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일까?"


MZ라는 단어 이전에 우리는 꼰대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꼰대라는 것은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을 비하하는 학생들의 은어인데, MZ세대도 X,Y세대를 통칭하여 꼰대라고 규정한 적이 있다. 심지어는 나이차가 얼마 되지 않거나 동갑인 경우에도 듣기 싫은 잔소리를 하는 사람을 '꼰대네', '틀이네'라는 식으로 비아냥거리기에 이르렀다. 'MZ' 역시 이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속한 집단이 각자 개성이 있지만, 본인이 속하지 않은 집단은 천편일률적으로 죄다 똑같아 보이는 편향적 사고인 '외집단 동질성 편향'때문인 것이다. 다시 말해, 나와 다른 집단이 내가 속한 집단과 다른 태도를 보이면 불편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에서 '저 집단은 일반적으로 그럴 거야.'라는 편견이 생긴 것이고, MZ 이전의 세대인 X,Y 세대도 MZ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꼭 해야하는 집단, 개성이 넘치다 못해 선을 넘는 집단으로 인식되어 그들 사이에서 예의 없는 젊은 집단이나 개인을 MZ세대로 통째로 묶어 비난하기에 MZ라는 말은 너무나도 좋은 단어이기 떄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유행에 따라가려는 사람들의 심리 때문이다. 여러 매체에서도 MZ, 인스타그램에서도 MZ, 인플루언서들도 MZ라는 말을 사용하다보니 평범한 사람들도 MZ라는 말을 쓰지 않거나 모르면 유행에 뒤쳐진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MZ만 쓰면 트렌디하게 보이게 만든 사회의 환경때문에 MZ세대라는 말은 고착화되어 무분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MZ세대라는 말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은?"


미디어 오늘의 박재령기자의 기사 <'MZ세대'라는 말은 어딘가 잘못됐다.>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1.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 지난 대선 당시 젊은 세대의 표심으로 언론이 집중 조명하면서 MZ세대를 모두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2. 미국 메릴랜드대 사회학과 필립코헨교수 

 - 세대 구분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오히려 대중에게 잘못된 고정관념을 심고 사회과학 연구를 방해한다.


3.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 일반적으로 학계는 세대론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 자체를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진짜 원인이 가려질 수 있기 때문, 가령 젊은 세대가 기성 세대에 비해 계층이동이 불리하다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실상은 젊은 세대 내부에서의 격차가 훨씬 크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학 전문가들도 MZ세대라는 말은 사회가 젊은 세대를 마음대로 규정한 단어이기 때문에 대중에게 잘못된 고정관념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 MZ세대를 어떻게 말해야할까?"


"엠제트가 아니고 엠지에요."(MZ 오피스 中)


엠제트면 어떻고 엠지면 어떻겠냐만은, 요즘 엠지들에게는 엠지라니깐...

그래, 엠지라는 말이 이미 너무 오래 쓰였다. 그리고 MZ세대와 엠지는 변함없이 계속해서 혼동되어 사용될 것이다. 그래서 MZ세대를 정확히 알고 본다면 MZ가 써져있는 글을 볼 때마다 그냥 웃기다. 본인들도 뜻을 마음대로 정하여 쓰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사전의 MZ세대를 사용했다가, 어떤 때는 MZ는 Young한 거 아니야? 해서 Young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또 다른 경우에는 '젊은 세대는 그냥 MZ야, 젊은 세대의 패션을 우리 MZ패션이라고 하자.'. 이런 식으로 그 사용 방법과 용어 정리가 뒤죽박죽이다. 예를 들어, 인기 게임 롤에서도 시즌이 바뀌면서 새롭게 나온 포탈과 새롭게 바뀐 솔방울탄을 MZ포탈, MZ 솔방울탄이라고 부르며 "MZ포탈을 안 타네, 너 MZ하지 않구나?" 이런 식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어쨌든 세대를 구분하는 이 'MZ'라는 용어는 누군가에게는 재미를, 또 누군가에게는 발작버튼이 되었다. MZ세대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어른들도 사실 MZ세대이지만, 젊은 사람들은 저 어른들은 MZ세대가 아니라며 부정한다. 또한, 본인들이 MZ인 것을 자랑스러워 하면서 내집단을 형성한 그들이 본인들을 통째로 비난하는 말을 사용한다면 자신들도 MZ세대가 아니라고 한다. 정말로 카오스 그 자체인 용어가 된 것이다. 


그리고 MZ세대라는 용어는 무엇을 하든지 MZ를 붙이면 만사 오케이가 되었다. MZ 스타일, MZ세대를 선도하는 아이돌, MZ 패션 'MZ'를 붙이면 뭔가 있어보이는 용어가 되는 것이다. 사실 트렌디한 스타일, 트렌드를 선도하는 아이돌, 트렌디한 패션인데 말이다. 충분히 다른 용어로 멋을 줄 수 있음에도 사용하는 MZ...


확실히 연도마다, 그리고 시대마다 그 시간에 적응하는 사람으로서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징이 있다. (N포세대, 88세대 등등 말이다.) 그리고 그들을 규정하는 말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그래서 지금은 사회적 흐름에 따라 자신에게 솔직하고 개성있으며 소유보다는 공유를 중요시하고 깊은 관계보다는 얕고 넓은 관계를 더 선호하며 여러 신조어들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대를 다르게 규정하여 MZ세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세대를 나누는 말의 문제점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고정관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나 예외는 존재한다. 그러니 사람을 볼 때는 그 사람을 MZ세대라는 것을 보고 '역시 MZ라 그래.' 'MZ면 피곤하겠네.' 이렇게 세대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 그 사람 개인으로 봐주길 바란다.



과연 MZ 뇌절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적어도 MZ세대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만큼은 재미로 가끔 사용하더라도 무지에서 나오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 MZ세대는 사실 그 범위가 엄청 넓은 말도 안되는 세대로 결코 Young하지 않다는 것도 알았으면 한다.

MZ라는 말도 88세대, N포 세대처럼 그냥 지나가는 시대의 용어다.


가만 보면, 역시 나는 MZ세대는 맞지만 MZ하지는 않다.

작가의 이전글 [트롤리] 내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