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게 화가 나는 이유
그럴 수 있지
과거의 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방법에 서툴렀다. 친구들과 함께 있어도 외로움이 느껴졌고, 내가 친구에게 주었던 애정에 비해 돌아온 것이 없으면 서운함을 느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서 조금이라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인연을 가차 없이 끊어냈다.
내가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먼저 행하는 자기 방어라고 합리화했다. 이는 나를 더 외롭게 만들었고, 상대방에게서 얻지 못한 애정들은 스스로의 부족을 탓하며 자기 비하가 되었다. 그것은 결국 도망으로 이어지고 나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남이 위로해주지 않아도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으며, 사회적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나도 스스로를 바꿨다기보다는 오히려 받아들이는 방법을 택했다.
받아들이기
첫 번째로 내 감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왜 내가 화가 났는지, 어떤 부분에서 서운함을 느꼈는지 등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았다.
결국 그러한 과정을 거치게 되면 답이 나온다. 정당하게 화를 내야 하는 상황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대방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은연중에 내 생각은 맞고 상대방의 생각은 틀렸다고 단정 짓게 된다. 그런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을 고쳐주려고 했기 때문에 화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로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넘어갔다.
나는 지금 답답함을 느꼈어,
하지만 이건 내 감정이야.
상대방은 나와 다른 사람이고
본인 생각을 얘기한 것뿐이야.
충분히 그럴 수 있지,
내가 저 생각을 고쳐줄 권리도 필요도 없어.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가니 더 이상 화가 나지 않았다. 그저 '그럴 수 있지' 한 마디로 지나가면 된다.
상대방의 외적인 부분, 환경 등이 다른 것은 인지하면서 생각이 다른 건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것을 인정하고 지나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니 상대방에 대한 실망과 분노도 줄어들게 되고 더 나아가 남으로부터 해결하려던 외로움도 스스로가 돌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깨달음은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통해 얻은 것인데, 대부분의 분노와 실망, 좌절은 기대가 있기 때문에 나온다고 한다.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무언가를 얻으려 하지 않고, 혹여 마음 상하는 부분이 있어 극단적으로 인간관계를 정리할까 고민한다면 '원래 그런 사람인가 보다, 그럴 수 있지'라고 지나가는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