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한 직장인이다. 고졸 직장인은 대부분 기업에서 사무보조를 맡게 되듯 내 첫 사회생활도 비슷했다.
계약직은 대부분 한 기업 4년 정도를 근무할 수 있다. 이후 정규직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의 기업들은 계약직 자리는 또다른 계약직으로 돌려막기에 해당 직원은 또 다른 계약직 자리를 찾아 떠난다. 대부분 최종 학력은 고졸 또는 전문대졸이다.
그간 짧지 않은 시간을 근무하며 수많은 계약직 동료들을 특유의 패배주의와 자격지심을 느껴왔다.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이들은 이렇게 같은 생각을 하는건지 궁금했다.
적당히 들어와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받으면서 끝도
없이 투덜댄다. 출근이 지겹고 하는 일이 부끄럽다면 스스로를 위해서도 조직을 위해서도 회사를 나가는 편이 낫다. 내가 내일 당장 나가도 내 자리에 들어오겠다는 사람은 차고 넘쳤다. 투덜대면서도 계속 그 거지같은 회사에 붙어있는 이유는 이만한 월급을 주는 회사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은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이다. 장기적으로 본인의 정신 건강에도 안 좋고, 동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리 만무하다.
계약직 근무자들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불만이 근무 형태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그 문제는 이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졸자들은 대부분 우리보다 사회에 늦게 나오는 만큼, 진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시간이 있었다. 나는 이 과정을 회사를 다니며 겪었다.
배움이 덜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배우고자 하지 않는 것은 더 부끄러운 일이다. 20대 초반의 나이라면 무조건 대학을 가는 것이 좋겠다. 야간대의 전형이 다양해져서, 직장 경력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대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 편입도 좋다. 어떤 방법이든 내 커리어의 가장 큰 발목을 잡고 있는 학력을 높이는 것이 좋다. 자격증도 좋다. 자격증이 증명해 주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발전에 대한 의지니까.
또, 내가 하는 일의 목적과 배경을 분명히 알고 일해야 한다. 아무리 누구나 하는 일이라고 해도, 업무에 임하는 태도에 따라 일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세상에 쓸모없는 일은 없다.
업무가 확장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추가로 시키는 일이 있다면 마다하지 말고 하고,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그 일이 내 전임자가 하지 않던 일이면 더 좋다. 같은 돈을 받는데 내가 왜 일을 더 해야 하느냐는 생각을 가진다면 앞으로도 연봉이 오를 일은 없다. 주어진 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좋은 기회다. 뜻밖의 재능을 찾을 수도 있다.
미래에 과거의 내 선택에 대해 변명하며 살고 싶지 않다. 그때 왜 아무것도 안 했어?라는 물음에 입이 무거워지고 싶지 않다. 미래에 구차해지지 않기 위해 매일 할 일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