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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창완 Apr 01. 2022

The Climate Corporation

날씨 예측으로 농업의 난제를 극복하다

농민들의 가장 큰 난제, 기상 악화 현상


더 클라이메이트 코퍼레이션의 창업가 데이비드 프리드버그 / 사진: Getty Images


 미국 농무부(The U.S Department of Agriculture)의 발표에 따르면 매년 농작물 손실 원인의 약 90%는 ‘기상 악화’ 때문이라고 합니다. 농업은 여름 가뭄이나 홍수, 그리고 극심한 폭풍우처럼 자연재해 현상의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작물은 날씨가 조금만 추워지거나 더워져도 금세 시들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매년 농민들에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한 청년이 있습니다.


 2003년 데이비드 프리드버그(David Friedberg)는 실리콘밸리의 구글로 출퇴근하는 길에 있는 ‘바이크 헛(Bike Hut)’이라는 자전거 대여점을 눈여겨보았습니다. 관광객에게 자전거를 빌려주는 그 가게는 날씨가 화창하면 장사가 잘 되는 반면, 비가 오면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매일 달라지는 날씨에 매출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가게를 보면서 날씨에 가장 민감한 분야인 농업을 떠올렸습니다.


 곧바로 농업과 기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그는 날씨 예측과 더불어 기상 악화 현상으로 인한 손해를 보장해주는 사업을 구상하였습니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초기 자본금이 필요했던 프리드버그는 당시 재직 중이던 구글의 동료인 ‘시라 칼리크(Siraj Khaliq)’와 함께 지역 날씨 패턴의 대략적인 통계를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그는 사용자가 원하는 지역을 검색하면 현재의 날씨와 기후 패턴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판매하면서 창업 자금을 마련하였습니다. 이후 프리드버그는 구글을 떠나 2006년 ‘웨더빌(Weatherbill)’을 설립하고 몇 년 후 ‘더 클라이메이트 코퍼레이션(The Climate Corporation)’으로 회사명을 변경하였습니다.



변덕스러운 날씨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보험을 출시하다


재해가 발생하면 보상해주는 종합 날씨 보험 / 사진: The Climate Corporation


 더 클라이메이트 코퍼레이션은 세계의 모든 농민들이 기후 변화를 충분히 예측하고 적응하며 미래에 극심해질 이상 기후 현상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자는 사명을 갖고 설립되었습니다. 그 일환으로 이 스타트업은 사업 초기에는 농민들의 날씨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상품인 ‘종합 날씨 보험(Total Weather Insurance)’을 구성하여 판매하였습니다.


 이 상품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날씨 보장 혜택이 시작되기 전에 손실을 보상해주었습니다. 농민들은 전체적인 재배 기간 동안 다양한 날씨 관련 위험으로부터 작물을 보호 받을 수 있는데, 무려 30여 종류가 넘는 다양한 이상기후 현상에 대해 손실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년내내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가뭄, 홍수, 저온 현상, 동결 현상과 작물의 고온 스트레스까지 보상 범위에 포함하여 농부들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후에도 이 스타트업은 옥수수와 대두 재배를 위한 전문적인 기상 보험 상품을 출시하는 등 날씨 보장 보험을 농민들에게 제공해 온 덕분에 농민들은 이전보다 훨씬 걱정을 덜고 농작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보험을 판매하던 중 더 클라이메이트 코퍼레이션은 기상청이 제공하는 기후 정보가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없는 명확한 한계점에 주목하면서 다음 서비스 제작으로 한 단계 나아가게 됩니다.



농부를 위한 최적의 기상 분석 프로그램


기상 분석 프로그램으로 강수량, 질소 비율, 밭의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The Climate Corporation


 기상청이 현재 날씨와 앞으로의 날씨를 예측한 정보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이 데이터는 토양과 대기의 조건이 지속적으로 변하는 것까지는 측정하지는 못합니다. 결국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환경에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기상청의 정보가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토양의 유형이나 품질은 같은 한 곳의 농장 안에서도 매우 다를 수 있는데 기상청 정보로는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기후의 조건에서 점토는 대부분 암석으로 이루어진 토양보다 훨씬 쉽게 수분을 흡수합니다. 이는 작물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결국 같은 농장 내에서도 필요한 물의 양이나 최종적인 수확 시기가 달라질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기상 정보의 한계점에 착안하여 더 클라이메이트 코퍼레이션은 기상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2013년도에는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농부가 최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인 ‘클라이메이트 베이직(Climate Basic)’과 ‘클라이메이트 프로(Climate Pro)’ 상품을 동시에 출시했습니다.


 이 두 가지 프로그램은 온도와 토양에 관한 데이터를 정확히 제공하여 식물이 필요로 하는 수분의 양과 햇빛의 양을 예측해줍니다. 또한, 앞으로의 날씨를 기반으로 어느 정도의 영양분을 얻을 수 있는지도 추정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는 기상청과 차별화되고 있는 더 클라이메이트 코퍼레이션만의 시스템으로서, 기존의 부정확했던 날씨 관련 수치와 정보가 보다 정확해지는 시스템으로 정비가 되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밭을 분석하는 다양한 기능으로 구성된 농업 플랫폼


필드뷰 드라이브를 부착하면 데이터 수집이 시작된다. / 사진: The Climate Corporation


 이후 이 스타트업은 두 상품을 통합하여 ‘클라이메이트 필드뷰(Climate FieldView)’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새로운 농업 플랫폼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농업 플랫폼은 ‘필드뷰 드라이브(FieldView Drive)’라는 데이터 수집 기기가 트랙터, 콤바인, 제초제 살포기와 같은 농장 장비에 부착되면서 클라우드에 데이터가 실시간 저장되는 형식으로 운영이 됩니다. 이후 필드뷰 플랫폼은 이전에 재배했던 작물과 토지 상태, 그리고 날씨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 과학을 적용하여 농부들에게 밭에 대한 분석 자료와 데이터를 상세하게 제공합니다.


 이 플랫폼의 기능 중 하나인 Nitrogen Advisor는 농부들에게 과거 날씨 데이터를 기반으로 토양의 질소 농도를 파악하여 언제 영양분 공급을 하는 것이 좋은지 적용 시점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Field Health Advisor 기능은 농작물의 건강과 식생 지도를 나타내주는 밭의 위성 이미지를 농부들이 시각적으로 볼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마지막으로 Script Creator 기능을 사용하면 농부가 작물을 심기 이전에 영양분 공급 비율 처방을 미리 만들 수 있습니다.


 이후 더 클라이메이트 코퍼레이션은 ‘몬산토(Monsanto Company)’의 통합 농업 시스템 부서 및 정밀 재배 사업부와 합병을 추진하며 데이터 분석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갑니다. 또한 아이오와주에 위치한 토질 검사 스타트업 ‘소럼(Solum)’과 시카고의 농업 기술 스타트업 ‘640랩스(640 Labs)’를 인수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였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미래에 더욱 가치가 높아질 기후 예측 기술


필드뷰 기능을 세분화하여 개발하는 등 디지털 농업 분야의 선두주자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 The Climate Corporation


 이 스타트업은 선도적인 디지털 농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지금까지 네 번의 펀딩을 통해 1억 880만 달러(한화 약 1,274억 원)의 투자금액을 유치하였으며 추정되는 연간 매출은 1억 2,310만 달러(한화 약 1,441억 원)입니다. 사업규모가 점차 확장되자 지금은 바이엘(Bayer)에 인수된 다국적 생화학 제조업체인 ‘몬산토(Monstanto)’가 2013년도에 더 클라이메이트 코퍼레이션을 약 11억 달러(한화 약 1조 3,024억 원)에 인수하였습니다.


 더 클라이메이트 코퍼레이션은 인수된 이후에 농업 분야 디지털 혁신의 선두 주자로서 매김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기존에 운영하던 작물 보험 사업부를 ‘암 트러스트 파이낸셜 서비스(AmTrust Financial Services)’에 매각하여 디지털 농업 플랫폼 분야에 사업을 집중하려는 목표를 보여 주었습니다.


 바이엘의 전문적인 농업 기술이 더해져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농업과 인접 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클라우드를 형성하고 데이터 과학 솔루션을 구축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플랫폼은 현재 전세계 20개의 국가에서 1억 8천만 에이커(약 220억 평) 규모의 농지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을 살펴봐도 알 수 있듯이 현재 전 세계는 지구 온난화와 이상 기후에 직면해있으며 더 클라이메이트 코퍼레이션이 확보해온 데이터 역시 인류가 앞으로 직면할 이상기후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이들은 이산화탄소 수준, 해수 온도 및 엘니뇨, 라니냐 현상, 미세먼지 농도 등 모든 기후 조건과 이상 현상을 분석하고 알고리즘을 찾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지금까지 누적된 기후 데이터는 우리에게 어떠한 부가가치들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이들의 비즈니스 가치는 기후 조건을 실시간으로 충분히 예측해야하는 농민들은 물론,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에 대비하고 피해를 최소화해야하는 전 세계 다양한 산업 종사자들에게 내실 있게 쓰여질 것 같습니다. 자사의 농업 솔루션과 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인류가 직면할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광범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더 클라이메이트 코러페이션. 이 회사의 미래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고 있습니다.



Where?  미국, 샌프란시스코

When?  2006년

What?  농업용 날씨 예측 및 조언 프로그램

Who?  David Friedberg

Why?  자연재해가 닥치더라도 농사 종사자들이 가장 합리적으로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How?  날씨 예측과 분석을 바탕으로 최적의 농업 방안을 조언


References

Bayer expands digital innovation pipeline at The Climate Corporation to bring breakthrough digital tools to more farmers, Bayer, 2019/01/08

Bayer, Microsoft Enter into Strategic Partnership to Optimize and Advance Digital Capabilities for Food, Feed, Fuel, Fiber Value Chain, Bayer, 2021/11/17

Early Google exec got Larry Page’s backing to build a start-up factory focused on saving the planet, CNBC, 2021/07/30

How the Climate Corporation Built Big Weather Data, Meredith Agrimedia, 2013/11/18

How The Climate Corporation uses deep learning as a tool for sustainable agriculture, Diginomica, 2018/04/20

If Your Fields Could Talk, What Would They Say?, Youtube, 2017/06/07

Industry Insider: David Friedberg, CEO and founder of The Climate Corporation, Farmprogress, 2015/02/02

The Climate Corp. Launches Climate Basic, Climate Pro For 2014, Precisionag, 2013/11/11

The Climate Corporation, Bloomberg, 2018/2/20

Today's Extreme Winter Weather Can Impact Tomorrow's Crop Farming, Forbes, 2019/02/15

Why The Climate Corporation Sold Itself to Monsanto, The New Yorker, 201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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