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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창완 May 26. 2022

Farmlogs: ICT 기술 기반 정밀 토지관리

토지의 습도와 온도, 질소 함량 등을 정밀하게 파악해주는 소프트웨어

농업 토지 관리를 위한 해결책을 찾다


팜로그스의 창업가 제시 볼마(Jesse Vollmar) / 사진: Inc.


 미국은 전 세계 옥수수의 약 40%를 수출할 정도로 대규모 농업을 자랑하는 국가입니다. 이들의 농지는 너무 넓어서 비행기로 농약을 뿌려야 할 정도인데요.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토지를 사람이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토지와 농산물의 상태를 모두 확인하고 기록해야 한다면 그 수고로움과 인건비는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IT 기술의 발달로 생산력을 도모하고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그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파종 날짜나 기후를 확인할 수 소프트웨어들은 다양하게 개발되었지만 농부들이 밭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수첩을 들고 밭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한 청년이 농업기술 스타트업을 설립하게 됩니다.


 바로 그 청년은 제시 볼마(Jesse Vollmar)입니다. 그는 5대째 농사를 가업으로 이어온 전형적인 농부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러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했기에 그는 어릴 때부터 형제들과 트랙터를 몰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었으며 동시에 IT 분야의 기술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볼마는 2003년에 새기노 밸리 주립 대학교(Saginaw Valley State University)의 컴퓨터 정보시스템학과에 진학하여 프로그래밍에 매진하게 됩니다.


 이후 그는 대학 재학 시절에 고등학교 친구인 브래드 코흐(Brad Koch)와 ‘아데이스 아이티(Adedis IT)’라는 IT 전문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였습니다. 은행에서 빌린 1,500달러(한화 약 176만 원)를 기반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창립 5년 째에 35만 달러(한화 약 4억 원)의 연 매출을 달성하였지만 볼마에게는 해결하지 못한 몇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바로 농업 분야에서의 기술 발전이 정체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농업에서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토지 관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마땅한 기술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도 그의 고민 중 하나 였습니다.


 그래서 볼마는 자신의 확고한 두 관심사인 농업과 IT 기술을 접목시켜 농부들이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토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계획을 세웠으며 컴퓨터 기술이 선사할 농업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첫 번째 창업을 함께 해온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코흐를 설득하여 2011년 ‘팜로그스(Farmlogs)’를 설립하였습니다.



앉아서 파악하는 농장의 토지 상태


다양한 스마트 기기로 확인할 수 있는 농장의 토지 상태 / 사진: Earth911


 이들이 제작한 팜로그스 프로그램은 농작의 효율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이에 인부들의 노동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농지에서 작업을 하는 동안 재배 지역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저장되는 서비스를 출시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농부의 휴대폰 GPS 장치를 통해 농부가 트랙터를 모는 동안 재배 지역의 규모를 측량하며 동시에 기상 데이터를 활용하여 강수량과 기후, 질소량 등을 자동으로 애플리케이션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입력된 정보는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를 활용하여 웹사이트나 모바일 기기에 데이터가 저장되며 농부가 언제든지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농부들이 일일이 재배지역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농가를 걸어 다니면서 수기로 기록해야 했던 관행을 없애는데 매우 획기적인 방안이었습니다.


 두번째로 팜로그스는 농장의 생산량 증대에도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이 스타트업은 그동안 누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하며 농업 컨설팅과 마케팅 등 농부에게 경영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공위성 촬영을 통해 농작물의 건강 지표를 알려주다


인공위성 사진을 기반으로 농작물 건강 알림이 울린다 / 사진: PNGkey


 또한 2015년부터는 ‘농작물 헬스 모니터링 서비스(Crop Health Imagery)’를 출시하여 농작물 관리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인공위성이 촬영한 멀티 스펙트럼 이미지와 지난 5년간 축적한 농작물 데이터를 활용하여 빚어낸 결과물입니다. 인간의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작물의 스트레스 신호를 감지하여 농산물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서 비효율적인 농작물 생산 작업과정을 비약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팜그로스는 위성 이미지를 통해 재배 지역이 빨강에 가까울수록 농작물의 건강이 악화되었음을 알려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이를 바탕으로 적합한 재배 방식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작물이 자라나는 과정의 예상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스케줄표를 작성함으로써 농부의 일 년 농사가 계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끔 지원하고 있습니다.


 팜로그스는 이처럼 다방면으로 유용한 서비스를 농부들에게 무료로 체험하도록 제공하면서 기존에 스마트 기술 활용이 낯설었던 농부들 사이에 상용화되도록 힘을 실었습니다. 한편 유료 서비스 역시 월 5만 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된 농지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분석과 마케팅 서비스 등을 포함하면서 더 많은 농부들이 자사의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농장 전역의 3분의 1을 관리하다


 팜로그스는 2012년에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 농업과 IT 기술을 결합한 첫 번째 스타트업이라는 타이틀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후 와이 컴비네이터(Y-Combinator)를 비롯한 굴지의 엑셀러레이터로부터 시드머니를 받으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였습니다. 팜로그스는 현재까지 3,700만 달러(한화 약 436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시리즈 C 단계에 있다는 것이 그 지표가 될 것입니다.


 팜로그스는 오늘날 미국 농부 3명 중 1명이 이 서비스를 활용할 정도로 농사를 지을 때 필수 앱이 되었고, 팜로그스가 관리하는 농장의 면적은 6,500만 에이커(우리나라 면적의 약 2.6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스타트업은 2021년 6월 소프트웨어 회사인 ‘부쉘(Bushel)’에 인수 되었으며 농부와 구매자, 농산물 소매업체 등 디지털 시대에 농업 관계자와 소비자 간의 연결을 강화해가는 중입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에서 생산되는 곡물량의 40%를 차지하는 대규모 재배지의 농장 관리 데이터를 축적하고 서로 연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팜그로스는 미국의 농부들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농부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사용하여 더욱 효율적으로 농사를 짓게 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Where?  미국

When?  2011년

What?  농지의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

Who?  Jesse Vollmar, Bard Koch

Why?  효율적 농지 상태 진단과 처방을 통한 수확량 극대화

How?  농지의 강수량, 열, 질소 함량 등을 정밀하게 측정, 제공



References


Bushel acquires FarmLogs to integrate farm-level and supply chain data, AgFunderNews, 2021/01/06

Bushel Acquires FarmLogs - Acquisition accelerates digital infrastructure in agriculture supply chain, businesswire, 2021/06/16

FarmLogs Is Leading Farms Into the 21st Century, Inc, 2017/03/15

FarmLogs raises $22 million to make agriculture a more predictable business, TechCrunch, 2017/01/11

FarmLogs Raises $22m Series C as CEO Vows Never to Exit to Agribusiness, AgfunderNews, 2017/01/11

FarmLogs Is Now Able To Alert Farmers About Crop Threats, Forbes, 20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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