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쓴 문장으로 발견하는 인생의 이유에 대한 에세이
가끔 아주 긴 시간동인 청소를 한다.
청소를 즐기는 편이라기 보다
머릿 속 잡생각을 처리하는데
청소보다 나은 방법을 찾지 못한 탓이다.
깔끔히 제자리에 잘있던 오래된 물건들까지
모조리 밖으로 꺼내 놓고 천천히 정리를 시작한다.
먼지를 닦아내고, 쓸모없는 것들을 정리한다.
사실 먼지를 닦고, 쓸모없는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보다
꺼내놓은 수첩에 끄적여있던 기록 하나, 하나를
살펴보는 시간이 더 길다.
대학시절 필기하는 척 그렸던 낙서들과
좋아했던 여자와 같이 가고 싶던 공간들의 이름.
괴롭고 지쳐 흘렸던 그 시절의 눈물자국까지.
그래서 가끔 청소를 한다.
그렇게 가끔 추억을 되새김질 한다.
아주 천천히, 천천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