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의 장기화로 비대면 프로그램과 온라인 강의, 워크숍 등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리고 목소리로만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도 서로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클럽하우스’ 애플리케이션도 인기몰이 중이다. 그러나 공통점은 음성언어로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이점이 있으나, 정작 청각장애인은 쉽게 참여하기도,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되는가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차별적이다. ZOOM과 같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에 청각장애인이 참여하기 위해서 수어 통역사를 섭외하고, 필요한 경우에 속기 통역도 의뢰해야 한다. ZOOM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속기 통역을 이용해본 필자의 경험은, ‘불편’ 그 자체였다. ZOOM 프로그램에서 단체 채팅 혹은 개별 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속기 통역은 별도의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ZOOM 링크를 속기사에게 보내준 후 함께 시청하면서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번갈아 가며 봤다. ZOOM의 화면에서 속기 내용과 수어 통역이 함께 보인다면 원활한 참여가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주로 퇴근하고 나서 저녁 시간대나 평일 오후 시간대 등 프로그램마다 개최 시간이 다 다르므로 수어 통역사나 속기사와의 일정을 협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클럽하우스 애플리케이션도 마찬가지로 음성언어 위주로 진행하기 때문에 청각장애인들은 참여하기도, 교류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보이는 라디오’처럼 배리어 프리 기능을 마련해주면 모두가 차별 없이 참여하는 비대면 시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은 보청기처럼 소리를 증폭해 주는 기능, 그리고 여러 가지 소리를 인식하여 텍스트나 진동으로 알려주는 기능 등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그렇다면 ZOOM, 클럽하우스는 모두가 참여하기 원한다면 이러한 기능을 고려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모두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보완해주었으면 좋겠다. 요즘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코로나 19가 종식된다면 비대면이 아닌 대면 시대로 회귀하겠지만 그 시기가 올 때까지 지금처럼 다양한 워크숍과 세미나에 참여하기 원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시스템이 하루빨리 세워지기를 바란다.
SBS뉴스 방송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