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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근 Content Writer Feb 11. 2020

콘텐츠산업이 문화경제다

2020년 정부 예산과 문화재정 이야기,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

지난해 12월 10일 국회에서 2020년 정부예산이 심의·확정됐다. 문체부 예산이 6조 4천803억 원, 문화재청 예산은 1조 911억 원으로 각각 역대 최대 수준이다. 그만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문화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2020년 정부 예산은 총 512조3천억 원이다. 이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 예산을 비롯하여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일부 문화 관련 예산까지 합한 문화·체육·관광 예산, 즉 문화재정이 8조 원대에 이르렀다.

정부예산에서 문화·체육·관광 예산의 비율은 2020년 1.6%로, 2000년 김대정 정부의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현 국회의원) 시절 문화재정이 사상 처음 전체의 1%를 넘어섰다. 20년이 지난 현재, 문화 영역이 국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문화는 우리에게 관광, 예술작품, 스포츠 활동 등 행복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방탄소년단(BTS) 등 콘텐츠산업 수출을 이룬 한류의 확산으로 새로운 미래의 먹거리 산업임이 증명됐다. 더불어 소비재 등 연관 산업의 해외판로 개척 견인까지 문화산업은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예술 트렌드에서 2020년 문체부 예산 중 대폭 증액되거나 신설된 사업이 콘텐츠부문이다. 실감형 콘텐츠 산업 육성이 870억 원, 위풍당당콘텐츠코리아펀드 출자가 1천130억 원, 콘텐츠 창작·창업 지역 확산이 444억 원, 문화콘텐츠 국제협력 및 수출기반 조성이 323억 원, 한류연계 협업 콘텐츠 기획 개발 지원이 60억 원 편성됐다.


서울 홍릉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 발표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이는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한류 확산을 과감하게 추진하여 국가 경제의 활력을 증진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이제 문체부가 국가경제부라 할 정도로 문화를 통한 경제의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다.


'한-UAE 문화교류의 해' 행사에 참석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특히 2020년에는 국내외에서 여러 대형 행사가 개최된다. 대한민국을 브랜딩하는 것을 넘어 한국문화를 프로모션할 절호의 기회다. 먼저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또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한국-러시아 상호 문화교류의 해' 사업이 진행된다. 그리고 10월에 개최되는 '두바이 엑스포'가 있다. 세계의 여러 참가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한국관을 조성, 운영하게 된다.


문화재청 역시 예산이 대폭 늘었다. 새롭게 설정한 미래비전인 '미래 가치를 만들어 가는 우리 유산'의 주요한 전략과제로 문화유산 활용부문의 확대가 눈에 띈다. 총 8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5억 원이 증액됐다. 문화유산 방문캠페인이 49억 원, 세계유산축전 77억 원, 종갓집 전통생활 체험 25억 원, 실감형 콘텐츠 제작 36억 원, 한양도성 타임머신 프로젝트가 90억 원으로 편성됐다. 문화재가 지닌 가치와 의미를 확장하기 위해 문화재에 숨을 불어넣고 색을 입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또 외래 관광객의 필수 방문지로 자리매김한 궁궐과 조선왕릉의 활용사업도 대폭 확대됐다. 조선왕릉 역사문화관 개편이 24억 원, 조선왕릉 지역연계 활용 25억 원, 궁중문화축전 46억 원으로 편성됐으며, 2020년에는 조선왕릉에서도 대규모 공연, 전시, 체험 종합축제인 조선왕릉축전이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문체부와 문화재청 모두 문화와 정신을 다루는 부처로 우리 문화를 지키고 계승하기 위해 존재한다. 기초예술과 문화유산을 중흥시키는 부처다. 하지만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 문화의 산업화다. 문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연관된 산업과의 공조도 매우 중요하다. 2020년 펼쳐질 사업의 집행에서 정책의 목표를 경제 활성화와 연동되는 문화마케팅 관점의 접근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창근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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