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yuwan Kim May 22. 2022
한여름밤의 꿈, 십이야 등의 무대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연극이 우리 시대의 관객들도 충분히 즐길만한 컨텐츠임을 보여준 극단 여행자가 이번에는 셰익스피어 최초의 작품으로 알려진 '베로나의 두 신사'를 무대에 올렸다. 베로나 출신의 두 젊은이 프로테우스와 발렌타인을 주인공으로 이들이 우정과 사랑을 두고 밀라노를 오가며 벌이는 대소동! 원작의 정교한 이야기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다양한 각색과 번안, 드립(!)을 통해 공연시간 130분이 유쾌하게 지나갔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1950년대 우리 여성국극에서 영감을 얻어 모든 배역을 여배우들이 소화했다고 하는데 성별과 역할을 바꿔가며 열연한 배우들의 순발력이 무대에 큰 활력을 불어 넣었다. 한복과 서양의 복식이 같이 등장하고, 샹들리에와 사자탈이 공존한 무대는 뭔가 이질적인 듯 하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사랑을 배신했던 프로테우스가 다시 생각을 바꾸는 장면은 다소 작위적이라 느껴졌지만 사랑앞에서 인간의 마음은 그만큼 변덕스러울 수 있음을 작가가 의도적으로 드러낸 것이었을까? 아무튼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어로 이만큼의 공연을 만들고 관객들이 즐겁게 호응하는 모습을 셰익스피어가 봤대도 무척 뿌듯해 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5/28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