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yuwan Kim Jul 8. 2022
김수환추기경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 분의 일생을 그린 연극이 무대에 올려졌다. 아는 지인의 권유로 신자도 아닌 사람이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놀라운 연극적 기법이나 무대장치 없이도 진실된 이야기가 주는 무게감만으로도 묵직한 감동을 주는 공연이었다. 서양선교사의 도움없이 세력을 키워온 한국 카톨릭이 배출한 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은 그가 마주했던 7,80년대 한국사회의 현실을 비껴갈 수 없었는데... 70년대의 노동현실과 유신시대,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세대에게 강렬하게 각인된, 폭압적인 정권에 쫓기던 대학생들에게 성당 문을 열어 보호해주셨던 모습들도 연극에서는 재연된다. 객석이 많이 비어있을 줄 알았는데 성당에서 오신 듯한 장년 관객들로 극장은 초만원이었다. 종교의 본령을 다시 한 번 성찰하게한 무대였고, 오랜만에 무대에서 뵙는 원로배우들의 모습도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