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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wan Kim Jul 21. 2024

나는 당신의 바다를 항해중입니다.

매일 출퇴근을 하는 도시의 일상에 묶여 있는 사람들에게 바다, 그것도 대양을 항해하는 여행은 꿈같은 이야기일 것이다. 이 책은 반도, 아니 섬같은 우리나라를 벗어나 바다를 직접 보고 경험하고 싶었던 작가의 이야기다. 네 명의 작가들이 한 선박회사의 호의로 싱가포르와 말라카 해협 인도양을 지나 유럽으로 가는 6만톤급 규모의 상선에 오른다.

작가들에 대한 배려로 마련된 배의 작업실에서 번갈아가며 글을 쓰기도하고, 책을 읽기도하고, 선원을 비롯한 배의 이곳 저곳을 살펴보면서 선상생활에 익숙해지며 '언어 이전의 세계'속에 빠져들어간다.

대양 한가운데서 건져올린 삶에 대한 빛나는 성찰의 문장들과 낯선 경험에 대한 호기심어린 묘사들로 그렇게 우아하게 마무리될 듯 했던 작가의 여정은 예상치못했던 엄청난 반전을 맞게 되는데... 15년전에 있었던 이 경험은 인류애에 대한 새로운 각성과 우리 현실에 대한 꼬리를 무는 작가의 상념들로 이어진다. 재미있게 읽히는데 책을 덮고 나면 뭔가 긴 여운이 남는 책이다.

(책 제목에 산문집이라고 되어있지만 한 편의 소설로 읽어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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