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달빛이 전등을 이긴다
어느 날, 새벽 1시 39분.
생각 없는 넋두리를 흘리고 싶어졌다. 괜스레 감정에 취한 것만은 아니다. 달만 보면 이리도 마음이 동하는 게 주책을 떠는 것 같아 예전만큼 몰입하기도 민망하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달을 예찬하기보다, 많이 눈물짓고 애틋해한다. 도대체 달에는 무엇이 있길래 그렇게나 슬픈 감정을 투영시키는 것일까.
달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다고 한다. 태양의 뜨겁고도 강한 빛을 거울삼아 빛의 원천을 만들어낸다.
지구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밀물과 썰물 차를 조절하는 등 유용한 역할도 많이 하는 고마운 위성이다.
결코 지구와는 가까워질 수 없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오로지 맴돌고, 또 맴돌며 무한한 우주의 시간을 보낸다.
달은 제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제대로 모습을 보이려고 단장을 마치고 매무새를 다듬고 있으면 어느새 커다란 태양 혹은 금성이, 달과 그 그림자를 삼켜버린다. 우리들의 눈에는 일식이니 금식이니 하며 아름답다지만, 달의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게 참 아프고, 답답하겠다.
지금으로부터 오래 전인 1969년에,
아폴로 11호, 그리고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첫 발자국을 찍었다. 우리의 예상보다 더 투박하고 거친 표면 위에다 자랑스러운 표식으로.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그 흔적은 그대로 남아있다.
패인 것을 메우지도 못하는 가여운 처지다.
그마저도 태양빛을 빌려 겉은 밝지만
속은 상처투성이인 채, 얼마나 많은 영겁의 세기를 보냈을까.. 감히 헤아릴 수 없다.
달은 묵묵히 자연의 순리대로, 차고 기운다.
아주 작은 소리들 마저 침묵의 커튼 뒤로 숨는 이 밤에
...달이 나일까, 내가 달의 마음일까.
조용히 읊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