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인플루엔자, 타미플루, 오셀타미비어...
요즈음 독감이 유행하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독감 치료제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
독한 감기라고 사전적으로는 정의되어 있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으로 인해서 생기는 호흡기 질환입니다. 우리 아이가 열, 기침, 콧물 등이 심할 때 병원에 데려가면 코에 면봉을 살짝 넣어서 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사를 하는데 여기에서 맞다고 나오면 독감이라고 진단이 내려집니다. 그런 후 의사 선생님은 독감 치료제를 처방해주시죠.
많은 사람들에게 독감치료제를 타미플루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타미플루는 제약회사 로슈의 상품명입니다. 마치 테이프 하면 스카치테이프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대명사가 되어 버렸지요. 엄밀히 이야기해서 독감 치료제의 성분은 오셀타미비어 (*Oseltamivir)입니다. 지금은 특허권이 만료되어 여러 제약회사에서 이 성분으로 약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오셀타미비르라고 발음하거나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독감의 원인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세포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세포 안에서 복제를 한 뒤, 밖으로 나와 또 다른 세포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번지죠. 오셀타미비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세포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과정을 방해해서 증식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오셀타미비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직접 없애는 역할을 하진 않습니다. 증식만 막는데 독감이 치료되다니 좀 이상하죠? 빠른 속도로 번지지 않게 해주면 우리 몸 안의 면역체계가 이를 이겨내는 것입니다.
독감의 증상, 기침, 콧물, 열 등이 시작된 지 48시간이 지나면 오셀타미비어의 효과는 매우 떨어집니다. 이미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몸에 퍼져있어 뒤늦게 이를 억제하려고 해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진료 지침 상으로 처방을 권하지 않습니다. 사실 증상이 시작된 시간을 정확히 확인하기도 어렵고, 48시간 이후에 병원에 오는 경우도 흔하게 있어 처방을 못 해 드리거나 하기 애매한 경우도 꽤나 있습니다.
독감치료제를 처방받지 못했다고 독감이 치료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푹 쉬면 시간이 지나서 좋아집니다. 다만 오셀타미비어를 복용한 사람들의 경우 높은 확률로 독감에 덜 고생하는 것이죠.
부작용 때문에 처방을 안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셀타미비어 같은 경우 구역, 구토 같은 소화 계통의 부작용 빈도가 높은데, 예전에 이 약을 복용했을 때 고생을 했다면 투약의 이점과 부작용을 저울질해서 처방을 안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오셀타미비어는 5일간 꾸준히 복용할 때 효과가 있습니다. 중간에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기 시작하겠죠. 몸이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5일을 꼭 맞춰주세요.
오셀타미비어를 예방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시도와 연구가 있었습니다만 평상시 건강한 사람에게 독감 예방약 용도 효과는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독감의 예방에는 예방 접종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독감 예방접종은 10월 즈음 시작합니다. 독감 예방접종은 매년 꼭 맞아야 본인과 주변 사람들에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독감 예방 접종에 대해서 부모들이 자주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제가 이전에 올린 글 '우리 아이 독감 예방접종, 이런 점이 궁금해요'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중요합니다. 10대 청소년이 오셀타미비어를 복용 후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명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진 게 없습니다만 조심해야지요. 10세 이상의 소아가 복용할 때 이상행동 발현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보호자는 적어도 2일 동안 아이가 혼자 있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독감 치료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궁금증이 풀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우리 아이가 독감에 걸렸다면 꼭 가족의 손 씻기 챙겨주시고, 밖에 나갈 때 마스크도 착용하도록 해주세요. 전파를 막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랍니다. 겨우내 모두 건강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