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가 잡히지 않는 기분
IR 피칭이 있었고 너무 복잡한 일정에 제대로 준비를 못한 채로 평가위원 앞에 서서 아무 말 대잔치를 하고 말았습니다. 내가 이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 가끔씩 번쩍번쩍 정신이 돌아오고요.
평가위원이 둘러싼 스크린 앞에 서서 PPT를 넘기며 발표를 하다 보면... 참 말이 없는 사람인데 나도 별걸 다하고 사는구나 싶어서 피식피식 웃습니다. 보고 있는 사람은 밝아 보이겠죠. 다행히도.
쏟아지는 질문에 습관처럼 답변을 하다 보면 또 모두 끄덕여 주셔서 맞게 대답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한숨 놓고 앞으로의 조언까지 들은 후 나옵니다.
멍하니 앉아서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몇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왔더니, 입맛도 없고 기분은 바닥을 치고요. 매번 한없이 내려가는 컨디션을 올려보려고 글자로 적어놓습니다.
언제까지 일까요. 내가 아닌 채로 살아가는 이런 일정은.
드디어 금요일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