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이고 싶어
'똑딱, 똑딱, 똑딱'
1초, 2초, 3초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누구는 지금 한 가정의 선물로 태어났을 거고, 또 누구는 지금 짧은 생을 마감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라는 게 그렇다. 속절없이 흐르는 것. 멈추거나, 잡아둘 수 없어 그저 내버려 두는 것. 그래서 더욱 소중한 것.
'벌써'일까 아니면 '아직도'일까. 두 가지의 오묘한 단어가 시간 위에 떠올랐다. 10개월 동안 전시를 준비하고, 어느덧 전시를 시작해 기간 중 딱 하루를 남겨놓은 지금. 끝이 보임에도 왜 이 두 가지의 단어가 떠오르는 것일까. 차근히 고민하고, 곰곰이 생각한 끝에 결론 내렸다. 벌써라는 단어는 10개월 동안 여러 복합적인 경험을 통해 생긴 시원섭섭한 감정이고, 아직도라는 단어는 노력한 성과와 결실을 맺은 후련함, 다음 전시를 준비하고 싶은 기대감에서 나온 감정이라고.
생각해 보면 작년의 나는 후회가 없다. 쓰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꽤 여러 차례 할 정도로 미친 듯이 달렸다. 그래서 평소와는 다르게 지금 이 시간, 아직도라는 단어가 떠오른 걸 수도 있겠다. 올해는 어떨까. 한 달이 지났다. 지금도 미친 듯이 달리며 개인 전시를 열었고, 내가 생각했던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 그러면서 여러 감정을 동시에 느꼈고, 또 그로 인해 성장했다. 욕심, 탐욕, 내려놓음, 즐김, 기대, 행복, 사랑 등등의 감정들은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내일이면 전시도 끝이 난다. 그런 지금.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임하람, 너 진짜 고생했어. 하루 남은 전시, 내일은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날갯짓을 하길 바라. 그리고 모든 전시가 마무리되었을 때, '아직도' 나의 인생은 성장하길 원한다고, 더 성장할 거라고 외치길 바라. 너의 원동력인 몽상을 벗 삼아 올해도 힘내보자!'
유한한 시간 속에서 많은 것을 이뤄내고 싶은 나에게 이번 전시는 참 뜻깊다. 올해 얼마나 더 성장할지, 올 초 전시를 통해 경험한 모든 것들로 빛날 2023년을 기대하며 글을 줄여본다.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