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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빈 Jun 29. 2020

작은 희망이 불러온 성장과 깨달음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어릴 때 세상을 떠난 아빠를 단 하루만 다시 볼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을 찾아 떠나는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다. 사실 이런 주제는 그렇게 신선하지는 않다. 마법이라던지, 죽은 사람들 다시 살려내는 그런 것은 다른 영화들에서도 한 번씩은 봤던 것이다. 이 영화를 그런 영화들과 다르게 만들어 주는 것은, 제목에도 나와있듯이, '단 하루'라는 설정이다. 단 하루라는 제한을 먼저 걸어놨으면 그 제한에 맞추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이 맞는 거겠지만, 여기에서는 그 설정이 쓸모가 없었다. 중간중간에 그 설정을 언급만 할 뿐,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사건들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시간이라는 제한을 걸어놨으니, 긴장감이 서서히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생기겠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은 긴장감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영화는 그것의 제목에도 나와있는 설정을 활용하지 않고 하나의 장치로 사용한다.


이런 특이한 설정을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도 몰라도, 스토리는 전반에 걸쳐서 평이하게 진행되었다. 픽사의 전작들에 비하면 정말 평범한 편이다. 워낙 픽사 영화들은 스토리가 탄탄해서, 내 기대가 아주 컸던 걸 수도 있다. 확실히 스토리 부분은 아쉬웠던 건 맞지만, 감동이나 유머, 음악들은 항상 그랬듯이 좋았다.


상술했듯이, 이 영화는 '아빠'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영화 극후반부까지 가서도 영화의 초점은 아빠를 찾는 것에 있다.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어도, 아빠를 볼 수 있다는 작은 희망 하나로 형제는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영화의 원제인 Onward는 '앞으로 나아가는'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그들은 뜻밖의 깨달음을 얻는다. 아빠를 찾고 싶은 마음은 자신의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고, 아빠의 빈자리는 형이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렇게 영화는 아빠에 대한 사랑을 가족에 대한 사랑과 형제애로 귀결시킨다. 아마 영화 속 아빠가 바랬던 것도 이것이 아닐까.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스스로 세운 설정을 스스로 무너트리며 원래 신선하지 않은 스토리를 더욱더 평이하게 만들었지만, 다른 부분은 픽사 특유의 스타일로 잘 메워 주었다. 또 영화는 모두가 예상할 만한 결론을 비틀어서 더 큰 결론은 내렸고, 그 과정은 아주 부드럽게 이루어졌다. 영화에서 형제는 불투명한 작은 희망만 보고 아빠를 찾으려고 노력하였고, 마치 노력의 보답처럼 그들은 성장하였고 익숙함에 가려져있던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니 우리도 이 어려운 시국을 이겨내려고 노력해야 하고, 나는 그에 따른 보상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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