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 속 쉼터 Jan 29. 2024

하고자 하는 마음

 최근 다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잊고 있던 마음가짐이다.


 대략 8년 전쯤 공부를 되게 잘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그때는 힘듦도 개의치 않고 그냥 했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해야 하기 때문에, 또 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했다. 집에 새벽 2시에 돌아와 다음 날 7시에 기상해서 다시 나가야 했음에도 그냥 했다.


 '그때는 어떻게 그랬을까?' 문득 되돌아보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때는 그냥 조금 더 독했던 시절이라고 추억하고 넘어가곤 했다. 그러다 최근에 다시 깨달았다. 왜 그럴 수 있었는지 말이다.


 그때는 그 길이 옳은 길이라 여겼고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공부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믿었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당연했고 또 그 모습을 바랐다. 돌이켜보면 겁도 없었고 꽤 용기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군대를 가게 됐고, 그곳에서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후로 내 삶이 바뀌었다. 맹목적으로 발전하는 삶이 부질없어 보였고 공허했다. '어차피 죽을 건데 왜 힘듦을 무시하고 달려오기만 했을까? 그냥 다른 사람처럼 흥청망청 놀기나 할걸'이란 생각과 삶의 방향을 잃었었다.


  전역 후,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봉사도 하고 성찰도 하며 나를 다잡아갔다. 그렇게 새로운 의미를 찾았다. 

나를 위해, 남을 위해 살고 무엇보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자


 그 후 나는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모든 선택의 앞에서 이걸 하면 후회할까? 안 할까?를 제일 많이 고민했다. 즉, 해야 하는 이유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았다. 그렇게 핑계와 같은 고민들과 함께 나는 소극적으로 변했다.


 이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적어도 나쁘지 않은 삶을 살았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내 삶에 머뭇거림보다는 확신을 갖고 싶었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고민이 아닌 '하고자 하는 마음'이란 걸 말이다.


 '그저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가 아닌 '꼭 그렇게 되고 싶다, 난 그렇게 될 것이다'하는 마음이 필요했다. 무조건 이뤄낸다는 마음으로 장애물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묵묵히 나아가는 삶. 신한테 빌만큼 간절한 마음과 모든 시련을 이겨낼 용기. 이게 나한테 필요했다.


  이제껏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삶의 방향'을 고민했고 원하는 삶의 출발지에 잘 서있는 기분이다. 이제 필요한 건 '묵묵히 걸어갈 용기'와 '하고자 하는 마음'뿐이다. 이제는 약간 더 높은 목표와 함께 묵묵히 걸어가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다름과 존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