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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앤쿨 May 31. 2023

소나기 내리는 날 받은, 따뜻한 감동

고맙습니다

어제, 첫째의 하교 후 둘째의 하원시간까지는

한 시간의 여유시간이 있었다.

그 한 시간 동안 첫째와 예약해 둔 정형외과에 갔다가

둘째 하원시간이 되어서 급하게 카카오택시를 불렀다.

(정형외과에서 어린이집까지는 차로 7분 거리)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어두워진 날씨.

그리고 쏟아지기 시작하는 비.

아침에 소나기 예보를 보긴 했지만

대충 보고 넘겼고 우산은 없었다.


마침 택시가 와서 어린이집으로 향하는데

비는 정신없이 쏟아진다.

마치 동남아의 스콜현상처럼.

금방 그칠 것 같지가 않았다.


곧 내릴 때가 되어 난감해하고 있는데

택시기사님께서 비 많이 오니 지하주차장 있으면

안으로 들어가라고 하신다.

이때 택시기사님께 받은 감동 한 스푼.

그러나 어린이 집에서 집까지도 어차피 나와서 걸어야 하고

편의점 앞에 세워달라고 해서 편의점에서 우산을 샀다.

첫째와 같이 쓰려고 우산 하나만 샀는데

어라, 우산이 너무 작다.

(둘째는 어린이집 앞에 주차해 둔 유모차에 태우고 햇빛가리개를 끝까지 내릴 생각)

우산을 같이 썼지만 이미 내 옷은 흠뻑 비로 젖어버렸다.


힘겹게 둘째를 픽업해서 집으로 가는 길.

첫째가 추워해서 마침 유모차에 있던 담요를

어깨에 둘러주고

비바람까지 몰아쳐서

편의점 우산은 그냥 혼자 쓰라고 했다.


내 옷은 어차피 젖었고

비 좀 맞으면 어때하는 생각으로

그냥 비를 맞으며

빨리 안전하게 유모차를 끌며 걸어갈 생각뿐이었다.


어린이집에서 우리 집까지 가는 길에는

12차선 큰 도로가 있는데

그 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길.

첫째는 우산을 꼭 붙들게 하고

둘째는 유모차에 잘 앉혀서

나는 그냥 비를 맞으며 열심히 유모차를 밀며 건너고 있었다.

'목적지(우리 집)가 얼마 남지 않았다.

얼른 가서 애들 따뜻한 물로 목욕시켜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며.


그런데 횡단보도 중간쯤에서

어떤 분이 우산을 들고 나타나셨다.

우산을 펼쳐서 씌워주시며.

괜찮다는 표정을 지으니

어차피 버리는 우산이라며 쓰고 가라고 하시는.


횡단보도라 더 지체할 수 없어

"감사합니다." 하고 우산을 썼다.

옷이 비에 젖어서 추웠는데

온몸이 감동으로 따뜻하게 물들었다.

너무 따뜻해져서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방울 눈에서 흘러나올 것 같았지만

꾹 삼키며 진한 감동을 느꼈다.


그 순간

쏟아지는 장대비에

일부러 차에서 내려서까지

우산을 씌워주신 그분의 마음에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같이 있던 우리 아이들도

그분의 친절에 감동받았는지

저녁에 퇴근한 아빠한테 신나서 이야기한다.

어떤 아저씨가 엄마 우산 씌워주셨다고.


참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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