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슬기롭게 돌파하기 위해서는 마인드 리셋이 필요하다
새해 시작이 어째 상당히 차분하다. 개인도 그렇고 조직도 그렇다. 새해 목표 달성을 위해 의욕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아니다. 기업이 여유를 가질 만큼 좋은 환경도 아닌데도 말이다. 2021년 새해 벽두부터 많이 기업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3차 대유행으로 2.5단계 적용,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세상이 잔뜩 위축되어 있다.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언제 끝날까?" "코로나19가 끝나면 세상은 정상이 될까?" "코로나19 이후 나와 가정과 우리 회사는 잘 될까?"를 고민하지만 확실한 답이 없어 답답한 상태다. 사람들마다 상황과 조건은 다르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무기력, 불안감, 허무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과 리더들은 이런 상황이 장기간 방치해도 될 만큼 녹록한 상태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성과를 내려면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여야 한다. 지극히 정상인 상태에서 조직과 업무에 몰입하고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냈을 때 성과 다운 성과가 나온다. 지금 상황은 우리 직원들이 사회적으로, 가정적으로, 조직적으로 멘붕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아침마다 오늘 확진자 수가 몇 명인지 확인을 하고 시작한다. 확진자가 늘어나면 걱정이 되고 줄어들면 안심을 한다. 이런 생활이 해를 넘기고 만으로 1년이 지났다. 집에서는 가족이 자주 오래 만나면서 평소 같으면 생기지 않을 갈등이 생긴다. 학업, 직업, 돈, 부모님 건강 등 걱정이 많아졌다. 조직과 업무에 제대로 몰입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 감소, 이익 감소를 겪은 기업이 상당히 많다. 직원들 간의 소통 단절도 걱정이다. 4~50대 직장인들은 사람을 못 만나고 술도 못 마시고 대화를 못하니 우울증 등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세대 구분 없이 직원들 대부분 멘탈이 떨어지고 지쳐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현재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많은 기업이 현재 상태를 개인에게 맡겨두고 스스로 해결하게 하고 있다. 조직은 에너지가 올라간 상태에서 구성원이 일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정상인 상태다.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에서 주어지는 과업은 더 큰 부담을 느끼게 만들고 비정상인 상태라고 봐야 한다.
수험생을 예로 들어보자.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 목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성과가 무엇인지 본인도 알고 부모도 안다. 그런데 학생이 멘탈이 떨어지고 지쳐있다고 생각해 보자. 말이 고3 1년이 인생에서 금방이지 당사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게 긴 시간이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힘겹고 성적이 더 올라가지 않고 다른 학생들은 잘 하는 것 같은데 흔들리는 자기 자신이 걱정이다. 체력도 떨어지고 입맛도 없고 의욕도 떨어진다. 책장을 넘기고 있는데 좀 전에 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고3 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 교사나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공부는 자기가 하는 게 맞지만 교사나 부모는 책임과 역할이 있다. 무관심과 방치는 교사나 부모의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개입을 해줘야 한다. 대화를 통해 어려움을 파악하고 격려를 할 수도 있고 독려를 할 수도 있고 방법을 알려줄 수도 있고 환경을 바꿔줄 수도 있고 리프레시를 위해 짧은 여행을 갈 수도 있다. 결국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고 마인드 리셋을 통해 공부할 컨디션을 찾는 것을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 구성원의 상황이 다르지 않다. 회사와 리더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
2020년 무방비 상태에서 찾아온 코로나19에 한국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K 방역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잘 대응했다. 4월에 있은 국회의원 선거에 여당이 3분의 2에 달하는 의석을 가져갈 만큼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1차, 2차, 3차 대유행을 겪으며 국민들은 지쳤고 코로나19 말고도 민생,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대통령의 리더십 만으로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모든 불만은 대통령을 향하고 결국 지지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제는 대통령 비서실, 총리, 장차관 등 현장 전문가의 실력이 필요한 시기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2020년 코로나19 시기 기업은 CEO와 경영진의 결단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잘 따라 주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업과 조직 곳곳에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많은 기업이 2020년의 경영상 어려움이 2021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신사업 개발이나 발굴도 지연되고 있다. 조직의 불안정성도 계속 노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지쳐있다. 모든 책임을 CEO와 경영진이 지기에는 회사 경영 전반에 위기 징후가 있다. 이제 현장을 책임지는 야전 사령관인 임원과 팀장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단위 조직을 확실히 챙기고 상위 조직의 목표를 나눠져야 한다. 뉴노멀이 된 재택근무 환경에서 변화를 신속히 수용하고 진정성으로 구성원들을 일으켜 조직의 목표 달성에 앞장서야 한다. 임원과 팀장이 맡은 조직이 무너지면 회사 전체가 무너진다는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지금은 구성원 너나없이 정신적인 면에서나, 건강의 면에서나, 관계의 면에서나 모든 면에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제정신을 차리기 위한 '멘털리티'가 정말 중요하다. 지금은 정보나 스킬이 중요하지 않다. 구성원들이 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갖추게 해야 한다. 마인드를 끌어올리는 마인드 리셋이 필요하다. 코로나19가 오기 전과 같은 정상적인 마음가짐과 일하는 자세를 회복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의 변화에 대해 사람들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한다. 디지털 전환, 일하는 환경, 일하는 방식 등은 그럴 것이다. 이유는 코로나19로 이런 변화가 더 좋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좋은 것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지치고 위축되고 혼란스러운 상태는 좋은 상태가 아니다. 기업에서 구성원은 정상으로 돌아가야 하고 사람들의 관계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마인드 리셋은 개인화되어 불안한 직원들이 조직의 관점에서 마음을 다잡고 한 방향 정렬하는 것을 말한다.
첫째, 타이밍이 중요하다. 2분기가 되어 백신접종이 본격화되고 가을이 되어 집단면역이 성과를 거둔다면 기업은 물론 세상도 정상을 찾을 것이다. 모두가 정상을 되찾을 때 정상이 되어서는 경쟁력이 없다. 설 명절을 기점으로 2월 내에 마인드 리셋을 끝내야 한다.
둘째, 전사적으로 마인드 리셋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선언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열심히 해보자."로는 부족하다. 심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공포감이 필요하다. 위기감이 없는데 사람이 변화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는 물론, 미래 예측을 포함한 객관적인 수치와 데이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2020년 사상 최대의 흑자를 낸 기업조차도 미래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공포감에 쌓여 있는 게 현실이다. 직원들 내보내지 않고 월급 줄지 않았다고 "우리 회사는 안전하다"라고 생각하는 믿음부터 깨야 한다.
셋째, 마인드 리셋의 기준이 필요하다. 회사의 가치관이 그 역할을 한다. 우리 회사의 미션, 우리 회사의 비전(비전 2020이 끝났음에도 코로나19를 이유로 비전이 없는 상태인 것도 위기다),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는 직원들의 마인드 리셋에 객관적이고 중요한 기준이 된다. 구성원들의 허무감, 불안감, 무기력은 가치관이 내재화되고 있지 않은 증거이다.
임원과 팀장이 지금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마인드 리셋'이다.
그러려면 임원과 팀장 먼저 마인드 리셋을 해야 한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회사 여건에 맞는 임원과 팀장 교육부터 시작하자.
글. 정진호소장(더밸류즈 가치관경영연구소)
※ 이 글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문달주 교수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