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공부라고 하면 외우고 반복하고 머리에 힘을 줘서 하는 무거운 학습활동을 생각하는데 나는 그런 공부같은(?) 공부에 별 흥미가 없다. 그래서 학창시절에도 최상위권에 가본 적이 없었나보다.
난 공부는 호기심을 잃지 않은채 궁금한 것을 찾아보고 탐색해가며 가지를 넓혀나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뭐든 궁금하게 해서 찾아보도록 하는 활동을 제시한다. 이것은 순전히 나의 경험과 철학에서 기반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공부를 즐긴다고 할 수 있다. 궁금한 것이 늘상 많았고 드라마보는 것보다 내가 평소 궁금했던 것을 찾아보며 읽고 보는 것에 더 흥미를 느낀다. 지금 이 순간에도 퇴근 시간이 넘었지만 궁금한 것을 구글로 찾아보며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있는 걸 보면 내게 행복한 순간은 배움의 과정을 쌓아가는 맛을 알 때가 아닐까 싶다. 이 시간이 내겐 곧 휴식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처럼 공부를 하면 깊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겠지만 깊이를 추구하는가 또는 깊이 대신 폭넓은 시야를 추구하는가는 사람마다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후자쪽을 선택한 것일테고. 교육학을 공부하다보니 사람의 내면이 궁금해져서 소설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문학작품을 접하다보니 예술이 궁금해지고, 예술가의 내면이나 철학을 살피다보면 그 예술가가 처했던 시대적 환경을 또 공부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어느 새 세계역사를 또 살피게 된다. 이런 묘하게 연결된 고리를 하나하나 푸는 재미, 그것이 진짜 공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