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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사람 참 많은 도시

사진 한 장 짜리 튀르키예 여행 (다섯째날)

by 글곰


튀르키예 여행 마지막 도시인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3박 4일을 잡았는데 이틀은 투어를 돌고 이틀은 완전 자유여행이다. 문제는 뒤의 이틀 동안 내내 비가 온다고 한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비 올 확률 100%, 천둥번개, 최대풍속 시속 40킬로미터. 어떡하지. 하지만 파워P인 나는 곧 결론을 내렸다. 그날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해 보지 뭐.


그런고로 아침 비행기를 타고 이스탄불에 도착하자마자 숙소 근처를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숙소 위치가 구시가지에서도 핵심인 아야 소피아 바로 옆이라, 사람이 그야말로 바글바글했다.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이 온통 뒤섞인 도가니탕이었다.


반면 구시가지라는 명칭답게 길은 꼬불꼬불하고 좁아서 더욱 북적였다. 보도에서 인파에 밀려난 사람들이 도로로 밀려나오고, 그 사람들 때문에 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려 댔다. 그 와중에 군밤과 옥수수를 파는 아저씨들은 우렁차게 외쳐 댔다. 아수라장이었지만 어쩐지 싫지 않았다.


마침 아침을 안 먹었다는 생각이 나서 군밤 한 봉지를 사서 까 먹고, 다시 군옥수수 하나를 사서 먹어치웠다. 그러고 나니 좀 돌아다닐 기운이 나서 사람들 사이를 뚫고 열심히 다녔다.


저녁에 참여한 야식 투어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이스탄불의 번화가라는 카드쿄이로 배를 타고 넘어가니, 이스탄불에서 술 먹고 싶은 사람들이 죄다 몰려온 느낌이었다. 가게마다 식탁과 의자를 길거리로 꺼내 놓았는데 모든 테이블이 빠짐없이 차 있었다.


돌아오는 페리는 수백 명을 태울 수 있는 큰 배였다. 아홉 시 가까운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그 커다란 배에 사람이 가득했다. 이렇게 거대한 인파 속에서 남들과 구분되지 않는 일개 개인으로 있는 것이 또 여행의 매력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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