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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Jan 28. 2024

사운드트랙 #2 불안함을 자책하지 않아도 돼


가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여운이 남는 경우가 있다.

그건 해피엔딩이나, 새드엔딩이냐가 아닌 것 같다.

같은 경우에는 내가 얼마나 캐릭터에 공감을 하느냐이다.


예쁜 커플인 현서와 수호는 4년 전, 6년 간의 연애를 끝냈다.

과거의 회상신에서는 수호는 꿈을 굳건하게 믿고 지금을 살아가지만, 현서는 불안하다. 피아노를 전공한 현서는 팔목이 아프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


내가 이해가 안 가면서도 공감이 갔던 인물은 바로 '현서'였다.

불안한 그의 20대가, 비참한 그의 30대가, 자격지심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을 밀어내는 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그에게 공감이 갔다.


나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나에게 상처를 줄 것 같으면 먼저 상처 주고 그 관계를 단절해 버린 적이 있다.

아니 사실 많다...........

 

현서는 꿈을 해 달려가는 수호가 내심 부러웠을 것이다. 불안함보다는 미래를 바라보고 하루하루 걸어 나가는 수호의 그 강직함이 현서를 더 불안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을 더 믿는 수호의 그 강인함이 현서에게 부끄러움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수호는 자신의 꿈에 대해서만 우직하고 강건한 것이 아니라 현서를 향한 마음도 강건했다. 그런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샌디에고 순례길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은 매일의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 내가 목표하는 바가 있더라도, 그곳으로 가는 길이 즐겁지 않다면 그 과정은 내가 생각하는 100%에 항상 도달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지 못할 수 있다.


나의 20대도, 30대를 지나고 있는 지금도 나는 왜 행복하지 못할까 매일 고민했던 시간들이 많았다.

요즘은 매일 나를 돌보고, 그 과정을 즐기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생활이 조금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


하루 식사는 2회, 아침 두유 1잔, 비타민 챙겨 먹기, 줄넘기 하루에 500개, 10시에 잠자리에 들기, 아침 6시에 기상하기, 토요일은 학교 나가서 논문 쓰기, 2024년에는 논문 6편 쓰기, 나를 돌보는 과정이 내가 향해 나가고 있는 하루가 좋다.


많은 청년들이 현서처럼 힘들어하지 않을까.

내가 그랬던 것처럼,  

불안하지 않을까,

물론 기질적인 것도 있을 것이고 환경적인 것도 있을 것이다.

불안함은 생존 본능일 것이다.

그래야 위기를 대비할 수 있으니까,

지금 너무 안전하고, 평화롭다면 위기가 코 앞까지 닥쳐도 모를 수 있다.

그런데 극도의 불안함은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조금 불안해도 괜찮다.

그 전제는 나를 믿어야 한다. 오늘도 꿋꿋하게 살아갈 내가 귀한 존재이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불안한 나를 자책하지 말자.


나는 괜찮은 사람이고, 괜찮은 오늘이 하루하루 쌓여 괜찮은 날들이 이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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