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나는 부산 사투리녀다. 살벌한 부산 사투리가 거침없이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걸쭉한 사투리가 나오는 살벌한 영화를 상상하면 될 것이다. 내가 걷어찬 문은 연이어 꽝! 꽝! 꽝! 부서지는 소리를 내며 벽을 박았다.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위협적인 말을 다 끌어다 붙이면서 나는 있는 힘껏 파워를 과시했다.
내가 그렇게 과격하고 대차게 나올 줄 몰랐던 남자는 문이 벽에 쾅쾅 부딪힐 때마다 움찔움찔했다. 술이 싹 깨는 표정이었다. 깜짝 놀라 멍한 표정으로 발광을 하는 나를 쳐다봤다. 좀 전에 풀린 눈빛으로 비척 비척 다가오려는 남자는 얼음처럼 정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