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ne Anne
Jul 12. 2024
슬로바키아 남부의 울퉁불퉁한 좁은 국도는
헝가리의 숲으로 향하고
온 너른 들과 산에는
올봄에 새로 돋아난 신록으로 무성하다.
허연 아카시아꽃들은 만발해
고향의 산천으로까지 이어져 있다.
밤이 되자 인가로 짙게 내려온 아카시아향기는
개구리울음소리로 뒤덮이고
소원을 빌던
그 황금빛 별은
고향집 하늘로까지 따라왔다.
아버지 병원 근처에만 피어있는 줄 알았던
노란 금계국꽃은
온 천지(天地)를 훤하게 밝혀놓았다.
찰랑찰랑 물 가둔 논에 모내기철이 되면
저쪽 숲에서만 들려왔던
뻐꾸기 소리가
아버지 뵈러 가는 밭언저리 전깃줄로 내려와
아름답게 울려 퍼진다.
꼭 우리 아버지 전령사 같다.
고향집 처마 아래로는
어김없이 봄제비가 날아와 새끼를 치고
저 건너 바닷가 마을에는 가자미와 햇미역이 널려있다.
모든 게 여전해서, 웃었던 내가
내 사는 곳으로 오니
이제사 눈물이 난다.
Everything is the same, but the one person I loved very much has disappeared from the Earth. I believe he still exists in the beautiful Unive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