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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디 May 12. 2023

#하울의움직이는성 연대의이야기

불완전한 존재들의 연대 절룩거리면서도 한발자국씩 나아가는 우리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고 있는 세계 앵거리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소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자상점에서 쉴 틈 없이 일하는 18살 소녀로 어느 날 우연히 하울을 만나게 되는데 하울을 짝사랑하는 황무지 마녀는 두 사람의 사이를 오해, 주문을 걸어 소피를 90살의 늙은 할머니로 만들어 버리고 그 후 하울이 사는 성에서 가정부로 ‘움직이는 성’에서 생활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지브리의 역작.

영화는 반전과 평화, 성장 등 여러 복합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불완전한 나의 눈에 비치는건 오합지졸 하울의 성에 모인 불완전한 존재들. 평범해 보이는 캐릭터들은 알면 알수록 불완전함이 드러난다

잘생기고 완벽한 마법사처럼 보이지만 고물들이 자신을 지켜줄 거라 여기며 잡동사니 가득한 성을 무기로 현실로부터 도피중인 하울, 할머니가 된, 자신의 주장보다는 흐르는대로 살아왔기에 스스로에게 대한 자신감이 낮은 소피, 변장을 해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마법사 마루크루,

마법을 잃은 무력한 황무지 마녀,

왕실 마녀 설리반의 늙은 개 힌,

별이었으나 불씨가 되어 성에 갇혀있는 악마 캘시퍼까지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성의 문을 열고 나가면 어느 곳을 가던 전쟁의 그림자가 보이고 국가에서는 정의라는 명목 아래 충성과 복종을 강요하며 그에 반할 경우 위협과 통제를 하는 우울한 상황들. 하늘에서 폭탄이 별처럼 떨어지고, 화약의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공포의 시대. 그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불완전한 존재들은 서로 기대며 나갈 수밖에 없다. 고물 덩어리 하울의 성이 삐그덕 소리를 내며 한 발자국 발걸음을 내딛는 것처럼, 두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환란의 시대를 지나간다


할머니가 된 소피는 불꽃인 캘시퍼가가 꺼지지 않게 돌보고

백치가 된 전직 마녀가 슬프지 않게 위로해주어야 하며,

허수아비 카부가 뛰다가 바닥에 꽂혀있지 않게..

그리고 스스로를 겁쟁이라는 슬퍼하는 하울을 다독여줘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가 절대 일방적이지 않은 이유는

하울의 성에 있는 존재들은 소피를 위해 때론 길을 안내해주고, 용기를 주고, 그녀를 지켜준다.

절룩거리지만 서로를 지켜주며 느린 걸음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공생과 연대.

무시무시한 시대를 살아나아가며 나 또한 누군가에게 절룩거려도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주고 있는가?


잡동사니의 성에서 본인의 안위만을 걱정하던 하울에게 지켜야 할 또 다른 나(소피)가 생겨버림으로써

그가 처음 알게 된 책임감과 슬픔은 그의 말대로 무거운 무게를 갖고 있을 것이다 날개가 없는 소피가 허공에서 두려움을 이기고 하울의 손을 잡으며 왈츠를 추는 장면은 정말이지 너무도 아름답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나약한 존재들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서로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용기를 냄으로써 그를 통해 결국 꿈꾸던 이상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어쩌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 중 가장 이상적이고 , 동화스러운 엔딩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절룩거리면서도 발걸음을 내딛는 우리 존재 화이팅을 외치는듯한 영화 덕분에 한참 전 세상을 떠난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의  '절룩거리네'가 문득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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